올해 가장 핫했던 장소 중 하나인 광교 앨리웨이. 대체 무엇이 다르기에 아파트 상가가 이토록 유명세를 타고 사람들을 불러모았을까? 이 글은 이에 대한 답을 찾기위한 앨리웨이 탐방기다. 

 

# 건축적 요소

앨리웨이는 메인이되는 큰 광장이 있고, 머슬마켓이라는 곳에 작은 광장이 있었으며, 그 사이엔 의도적으로 설계한 골목이 있었다. 

메인 광장은 사람들을 실제로 불러들이는 장소이자 ‘앨리웨이’하면 떠오르는 장소이기 때문에, 구심점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미로같다고 평가받던 코엑스 스타필드에 메인 광장역할을 하는 별마당 도서관이 생기고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만 보더라도 그 중요성은 엄청나다는걸 알 수 있다 (참고 기사). 앨리웨이의 메인 광장은 이렇게 생겼다. 

광장은 또한 쉴 수 있는 공간이 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지닌다. 머슬마켓에 위치한 작은 광장에는 많은 수의 의자들이 놓여져있다. 이는 주 타겟인 아파트 주민들이 쉬기 위해 앨리웨이를 찾게 됨은 물론, 만남을 만들어내는 효과 또한 가져올 것이다. 

메인광장에서 머슬 마켓에 가기 위해선 골목을 거쳐야 한다. 골목의 효과는 유현준 교수에게서 빌려온 아래 월간디자인의 문구로 대신한다 (링크). 

지금 우리는 골목을 주목한다.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유현준 교수는 “골목에는 변화가 많다. 그리고 수시로 바뀌는 풍경을 내가 선택하고 즐길 수 있다. 그것이 동네의 개성을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위로 치솟은 건물, 비슷해 보이는 아파트와 복도, 거대한 상점 그리고 자동차가 즐비한 비슷비슷한 거리와 건물에서 무언가를 보고 즐기고 경험할 선택권은 우리에게 거의 없다. 하지만 골목은 다르다. 두어 걸음만 걸어도 바뀌는 풍경과 그에 따른 체험이 가능하다. 여기에 고개만 들면 보이는 하늘과 푸른 나무, 오가는 사람들과 가까이 마주하고 스쳐 지나가는 경험은 여느 쇼핑몰에서는 해소할 수 없는 ‘열린 공간’과 그에 대한 선택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 라이프스타일 샵

개인적으로 앨리웨이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던건 ‘라이프스타일’을 다루는 편집샵이 많았다는 점이다. 취향이 주가 되는 시대에 라이프스타일 제안이 가지는 의미는 츠타야를 소개하며 언급한 바 있다 (참고 1) (참고2) 

라이프스타일을 다루는 여러 가게들 중 특히 마음에 들었던 곳을 소개하자면

@ STROL

스트롤이 가장 기대되었는데 기대를 뛰어넘었다. 한국에서 남성들이 취향을 발견하고 탐구하는데  이만한 장소가 또 있나 싶을정도로.

@ SIKMUL1

딱 들어서면 ‘식물원’이란 이름과 딱 어울리는 큐레이션이 반겨준다.

@ 동네 정미소

일본의 ‘아코메야’를 보고 쌀이라고 다 같은 쌀이 아니라는걸 깨달았다 (참고 리포트). 쌀에도 취향이 존재한다. 쌀을 ‘제안’하는 ‘동네 정미소’에서 아코메야에서의 경험이 떠올랐다. 

 

# 흔하지 않은 음식료점

보통 신상권이 들어오게 되면 흔한 프렌차이즈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앨리웨이에는 원래 지역에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받는 가게들을 입점시켜놓았다. 유명하지만 쉽게 접하기는 힘든 가게들 말이다. 

@ 게방식당(게방찬)

 

@ 형훈텐동 @ 도산분식

 

카페& 빵도 마찬가지다.

@ 아우어 (1층)

@ 더부스 (사진: 더부스)

@ 밀도 (앨리웨이를 운영하는 회사에서 인수했다. 참고로 여기 성수점 식빵 진짜 맛있다 😀 )

 

가장 인상깊은 곳은 @ 다곳 이라는 슈퍼마켓이었는데, 로컬 식자재를 공급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깊었다

 

# 커뮤니티

지금 Now, 라이프스타일이란 범주 안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는 커뮤니티가 아닐까? 트레바리를 하면서 커뮤니티가 형성되기 위해선 운영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걸 체감했다. 앨리웨이에 입점된 브랜드는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들이었다.

@ 책발전소

오상진&김소영 아나운서의 서점으로 유명한 책발전소. 어느날 합정 밤거리를 걷다가 강연때문에 사람이 모여있는 곳을 발견했는데 그게 당인리 책발전소였다. 이후 당인리책발전소는 합정갈때마다 꼭 들리는 장소가 됨은 물론, (아쉽게도 가본적은 없지만) 강연일정도 꼭 확인하는 서점이 되었다. 그런 책발전소가 앨리웨이에 문을 열었다.

@ 연남방앗간

연남방앗간은 스스로를 식음료를 기반으로 하는 동네 커뮤니티 라고 소개한다. 나는 연남방앗간의 커뮤니티를 직접 경험해본적은 없으나, 듣기로는 종종 이벤트가 열린다고 한다. 커뮤니티를 빼더라도 카페로서의 매력 또한 충분한 곳이다.

 

# 일상 속 예술작품

아파트 상가에 @KAWS 작품이 떡하니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아티스트의 작품을 일상속에서 만날 수 있다는거… (참고로 카우스는 이정도의 위상을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다 : 링크

@ near my A

라는 곳에선 ‘앨리웨이 골목투어’기획전이 한창이었다. 앨리웨이가 어떤 점을 고민하여 탄생했는지가 전시되어있다 (사실 이날 사진만 찍어놓고 글쓰려고 자세히 봤는데, 내가 주목한 지점들이 보이네 ㅎㅎ)

그리고 이 장소 한켠에 카우스를 비롯한 다양한 미술작품들이 전시되어있었다. 동네 상가에서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게 부러울따름이다.

 

# 디테일

멋진 장소는 디테일까지 완벽한 법이다. 

@ 노래가 흘러나옴

앨리웨이에 딱 도착했을때 ‘우와’했는데, 음악이 또 한몫했다. 반짝반짝하는 느낌의 bgm이 나오는데, 그렇게 상가가 이뻐보일수가 없었다. 딱 받은 인상에 가장 어울리는 음악이었다.

@ 웨이팅 시스템

많은 가게들이 대기순번이 다가오면 휴대폰으로 알림을 주는 ‘테이블링’이라는 웨이팅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다. 괜히 기다리지 않고 다른 곳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요새 쉽게 접할 수 있는 별거 아닌 요소인데, 앨리웨이에선 특히 빛났던 것 같다.

@ 브루트 화분

이건 정말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브루트 화분이 주변과 너무 잘어울렸다. 이런 사소한 디테일이 모여서 아기자기한 앨리웨이만의 분위기를 만들어낸 것 같다.

 

# 결론 : 인사이트

앨리웨이를 요약하자면, 양과 질을 모두 충족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샵이 갖춰져있으며, 누가봐도 들어가고싶은 음식료점이 많고, 커뮤니티가 발생할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예술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으며, 디테일도 신경썼고, 아파트 상가라는 본질 또한 잊지 않았다. 정말 극찬이 절로 나오는 상가였다. 

이렇게 잘만든 앨리웨이. 이제 남은 숙제는 하나인 것 같다. 과연 지속가능한 운영능력을 보여줄 수 잇을 것인가! 조사해보니 광교 앨리웨이는 상가를 분양하는 대신 디밸로퍼인 네오밸류가 100%소유하고 직접 운영하고 있다. 상가를 분양하고 나면 상권의 활성화/비활성화와 회사의 수익은 관계가 없어지기 때문에 관리가 부실하게 되지만, 직접 운영하는 경우는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분양과는 완전히 다른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든듯). 또한 앨리웨이에 입점한 상가들은 월세를 내는 대신 매출을 공유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보통의 상가와는 다른 선택지를 고른 광교 앨리웨이.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한국의 모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앨리웨이 광교 공식 홈페이지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