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부산에서 머무를 숙소를 데일리호텔 어플을 이용해 예약하면서 눈길을 끄는게 있었습니다. 바로 20%의 할인혜택을 제공하던 ‘차이(CHAI)‘라는 결제시스템 이었는데요. 덕분에 저렴한 가격으로 숙소를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차이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테라(Terra)‘와 파트너십을 맺은 사이입니다. 이 사실을 미리 알고있던 저는 차이로 결제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했음에도 불구, 기존의 결제시스템과 다를게 없고, 오히려 더 깔끔하다’는 부분이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저는 블록체인이 대중화 되기 위해선 ‘블록체인을 이용한 것인지 사용자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서비스(=기존과 비교해서 불편한게 없는 서비스)‘가 나와줘야만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차이가 그 부분을 충족하고 있어서 진정한 블록체인 서비스의 탄생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한동안 식어있던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다시 생기고있네요 ^^)
조사해보니 차이는 작년 6월부터 티몬의 결제수단 중 하나로 출범했고, 이후 야놀자, 오늘의집, 아이디어스, 벅스 등으로 사용처를 넓혔으며, 이번달 2일부터는 CU오프라인 결제또한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로모션으로 첫결제 5천원 캐시백에 이후 10%캐시백 제공을 하고 있는데, 차이의 유저를 급격하게 늘릴 프로모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테라와 제휴를 맺은 배달의 민족 또한 곧 결제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하고, BC카드와 연계한 차이카드도 곧 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매일경제] 차이, CU편의점에 블록체인 기반 간편결제 적용
보시다시피 차이는 유명한 업체들의 결제수단으로 이미 이용되고 있고, 현재 95만 유저로 100만 유저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정도 스케일이면 사실상 우리나라 사람들이 처음으로 이용해보는 대중화된 블록체인 서비스이지 않나 싶습니다.
테라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사업도 진행중인데, 몽골의 memechat와 합작한 memepay에 테라가 쓰이고 있습니다. 2020년엔 싱가폴, 태국 대만 또한 진출 예정입니다. 테라가 말하기를 중국에서 알리페이가 신용카드 단계를 건너뛰고 안착했듯이 (참고: 중국의 결제혁명), 몽골같이 금융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기존의 단계를 뛰어넘어 바로 블록체인 기반 결제를 확산시키려는 전략을 펼치려고 한다네요.
[미디엄] Terra 2019 - Year in Review
지금까지 차이를 필두로 영향력을 확장시켜나가는 테라의 전략적 측면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제부턴 테라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소개하겠습니다.
테라는 티켓몬스터를 창업한 신현성 의장이 “대중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겠다”라는 비전을 가지고 이끌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신현성&권도형 대표 공동창업). 비트코인을 비롯한 기존의 암호화폐들이 대중화 되기 힘든 요인들 중 하나로 가격변동성이 거론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스테이블코인은 가격변동이 없는 암호화폐를 의미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크게 담보물을 가지는가/가지지않는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대표적으로 테더(Tether)가 실제 달러를 담보로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테라는 실제 담보물을 가지지 않고, 대신 루나라는 마이닝토큰을 통해 일정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작동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테라의 가격이 기준가 이상이 되면(=테라의 수요가 늘어난다면=테라의 경제가 커진다면) > 루나 소유자가 시스템에서 루나와 테라를 교환한다음 > 테라를 시장에 공급(매각)하여 수익을 얻습니다. 결국 테라는 기준가에 수렴하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테라의 가격이 기준가 이하라면 > 테라 소유자가 시스템에서 테라와 기준가에 해당하는 루나를 교환한다음(루나는 해당 양만큼 새롭게 발행) > 루나를 시장에 공급(매각)하여 수익을 얻습니다. 결국 테라는 시스템에서 소각되어 기준가에 수렴하게 됩니다.
요약하면 테라는 기준가를 유지하게 되고, 가격변동성은 루나가 책임지게 되는 구조입니다. 루나의 가격변동성에 대해 루나 홀더들은 보상을 받게됩니다. 보상방법은 거래 수수료와 시뇨리지(화폐주조차익)입니다. 현재 테라의 거래가 일어나면 약 0.5%의 수수료를 지급받게 됩니다. 시뇨리지는 테라의 경제 확장으로 인해 루나의 공급이 확대되면, 이 루나의 일부를 소각하여 루나의 가치가 높아지게 되어 보상을 받게 됩니다. 이때 소각되지 않고 남은 루나는 테라의 재무부로 들어가서 테라 생태계 확장에 쓰이게 됩니다 (일종의 재투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테라는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기존 결제시스템에 끼어있던 VAN, PG, 카드사의 개입 없이 저럼한 수수료(카드 수수료 2.5~3.5% 대비 테라 수수료 0.5%)로 결제가 가능하고, 이렇게 얻은 이익을 네트워크 참여자에게 인센티브로 제공하며, 소비자 또한 이익을 보는 구조를 만들어내었습니다.
결론을 내리면, 테라는 블록체인 설계 자체가 굉장히 흥미롭고 전략 또한 대중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공부해볼 가치가 있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저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서, 공부를 좀 더 진행한다음 내용을 추가&다듬어 블로그에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추가로 루나의 가치평가를 시도한 몇몇 글을 첨부합니다. 테라에 투자하시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자료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