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티파니를 19조에 인수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가 명품 쥬얼리 브랜드 티파니(Tiffany&Co) 를 $16.2b (약 19조)에 인수합니다. 처음에 $14.5b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해서 다시 제안했다고 하네요. 그동안 LVMH는 쥬얼리 분야가 비교적 약하다는 평이 있었는데, 이번 딜로 쥬얼리 시장에서도 LVMH의 이름을 자주 듣게 되겠습니다. *참고로 LVMH는 쥬얼리업체 불가리(Bulgari)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번 딜은 수 많은 M&A를 해왔던 LVMH에게도 가장 비싼 딜이었습니다. 그만큼 ‘로빈 에그 블루’색과 ‘맨해튼 5번가 플래그십스토어’를 가진 티파니의 상징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겠죠. 티파니를 조사하면서 마주한 ‘트럼프 취임식날에 멜라니아가 미셸 오바마에게 티파니상자를 선물로 주는 장면’ 사진을 보면서 얼마나 상징성있는 기업인지 확 와닿더군요 (장면은 하단 세번째 링크에 있습니다)

[하이퍼비스트] LVMH, 19조원에 티파니앤코 사들였다
[연합뉴스] 루이뷔통, 美보석브랜드 티파니 19조에 인수키로…中젊은층 공략
[뉴욕타임즈] Tiffany Is More Than a Store

LVMH의 경영 전략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회장이 이끄는 루이비통의 LVMH는 경쟁 그룹인 케링과 리치몬트 그룹보다 여러면에서 앞서고 있는 명품계의 끝판왕입니다. 디올을 인수하며 명품업계에 진출한 아르노 회장은 87년 셀린트, 88년 지방시, 93년 겐조, 94년 겔랑, 96년 로에베, 이후 펜디 태그호이어 불가리 등을 하나씩 인수해나갑니다. LVMH는 이 뿐만 아니라 봉 마르셰 백화점, DFS면세점, 세포라(Sephora), 24 sèvres들도 소유하고 있습니다. 가지고있는 명품 브랜드만 70개가 넘는 LVMH, 이정도면 명품계의 ‘제국’이라 할 수 있겠죠 (자세한 브랜드 리스트는 아래 기사 참고).

[비즈니스인사이더] LVMH just agreed to buy Tiffany for $16.2 billion – here are 17 of the most iconic brands the French luxury giant already owns

이번 티파니 인수건을 통해 LVMH와 아르노 회장을 알아보면서 ‘왜 이제야 찾아봤지’싶을 정도로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M&A를 통해 그룹을 키워내는 전략은 물론이고, 다양한 브랜드들끼리 시너지를 내는 방법, 낡은 브랜드를 새롭게 탄생시키는 노하우, 뛰어난 디자이너에게 전권을 위임하는 인재 관리, 이커머스에 대응하는 방법 등, 명품 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 경영 전략들을 배웠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기사들과 그 안에있는 참고 자료들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퍼블리] 럭셔리 제국, LVMH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WEEKLY BIZ] 루이뷔통·크리스티앙 디오르·불가리·지방시… 30대에 움켜쥐다

명품 산업은 어떻게 흘러갈까?

1.거대 그룹화

현재 명품 산업에서 나타나는 가장 뚜렷한 모습은 ‘거대 그룹화’입니다. 앞서 소개한 LVMH와 더불어 케링그룹이 구찌, 생로랑, 보테가 베네타, 발렌시아가, 알렉산더 맥퀸등을 소유하고 있고, 리치몬트 그룹이 까르띠에, 끌로에, 몽블랑, 피아제, 반 클리프 아펠등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 외 태피스트리(코치,케이트 스페이드, 스튜어드 와이츠먼), 마이클 코어스(지미 추), OTB(메종 마르지엘라, 마르니), 메이홀라 사모펀드(빨질레리, 발렌티노,발망)같은 그룹들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브랜드들이 거대 그룹화 되어가면 중요해지는건 ‘각각의 브랜드 경쟁력 유지’와 ‘그룹 내 브랜드간의 협업’입니다. 두개 중 어디에 비중을 쏟느냐도 주목해볼만한 부분인 것 같은데요, 갈수록 후자가 좀 더 중요해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패션포스트] LVMH의 티파니 인수 계획으로 드러난 숨은 패권 전쟁

2. 커져가는 시장

감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Business of Fashoin 리포트에 따르면 중국 명품 소비가 최대 소비국이었던 미국을 앞질렀다고 합니다. 또한 아시아-태평양 경제가 발전하고, 전 세계적으로 여행 산업의 붐이 일어나면서 명품 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3.밀레니엄 세대의 부상

밀레니엄 세대들이 명품 핵심 소비층이 되었습니다. 중국에선 18~35세의 밀레니엄 세대가 전체 명품 구매자의 80%를 차지합니다.

[코트라] 중국 밀레니엄세대, 사치품시장의 큰손으로 부상

다수의 기사에 따르면 20대들은 중간 가격의 제품을 구매하는 대신 고가 제품+초저가 제품을 구매하는 양극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명품 안에서도 준명품보다 루이비통,구찌같은 고가 명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플렉스’해시태그로 대표되는 ‘보여주기식 소비’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한국경제] “#플렉스 해버렸지”…돈없는 20대도 명품은 질렀다 [이슈+]

이렇게 산업이 흘러가며 ‘중고명품 시장’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리얼리얼(NASDAQ: REAL)’이라는 중고 명품 온라인 판매업체는 매출이 전년대비 55% 성장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Stadium Goods (Farfetch에 인수됨)’같은 리셀러샵 또한 ‘희소성 있는 명품의 부상’측면에서 주목해야할 시장입니다.

[매일경제] 美 중고명품 시장 커지니…”코치 사느니 구찌 중고 핸드백”

4.명품 또한 디지털은 중요하다

앞서 공유한 코트라 링크에도 나와있듯이, 인터넷으로 먼저 찾아보고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만큼 명품브랜드에게 디지털은 필수가 되었습니다.

LVMH는 24sevres이란 자체 사이트를 만들었고, MR PORTER등의 사이트를 운영하는YNAP그룹은 리치몬트 그룹이 인수했으며, Farfetch(NYSE: FTCH)는 2018년에 상장을 완료해서 약3.5조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사이트는 명품을 파는 창구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컨텐츠를 소비하는 하나의 경험 과정으로 작용하는 역할이 더 크며, 궁극적으로는 디지털경험과 오프라인 경험이 하나로 이어지는 ‘옵니채널’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명품 커머스는 일반 커머스보다 가격대비 컨텐츠가 중요하고, 기술보다 감성이 중요하고, 라스트마일의 고객경험이 중요하므로 아마존이나 쿠팡이 직접 뛰어들기보단, 파페치같은 독립 업체들이 파이를 키우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퍼블리] 명품 산업의 현재와 미래
[채수빈님 페이스북] 샤넬의 디지털전략 예시

한편 디지털 비중이 늘어가며 경쟁력이 약화되는 오프라인 매장들을 체험형 공간으로 꾸며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 요즘 명품 매장에선…물건은 안 팝니다, 놀다 가세요

5.명품산업과 미디어

이번에 여러가지를 조사하며 ‘명품 산업과 가장 연관있는건 미디어의 발전 아닐까’라는 결론을 지었습니다. 현재 명품이라고 인식되는 브랜드들이 자리를 잡게 된 것은 TV의 탄생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TV의 탄생으로 광고산업이 발전하며 모두가 같은 ‘이미지’를 인식하게 되었고, 보편적으로 명품이라고 인식되는 이미지가 형성되었다고 봅니다.

이후 인터넷이 나타나면서 더 많은 명품 이미지가 형성되었음은 물론, 개인이 그 자체로 이미지가 되는 시대가 되었고, 결국 스마트폰이 탄생하면서 나타난 인스타그램(외 SNS)이 개인들을 미디어를 운영하는 주체로 만들어주면서 명품시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VR-AR을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 매체가 탄생할텐데, 이 관점을 가지고 명품 산업을 바라볼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