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국의 그 어떤 기업보다도 카카오와 네이버에 관심이 많습니다. 두 기업의 방향성이 국내 IT산업의 방향성이라고 볼 수 있고, 그만큼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주에는 유난히 카카오와 네이버에 관한 기사가 많아서 WBI의 토픽으로 잡아보았습니다.
#1. 카카오
카카오가 연예 섹션의 뉴스 댓글을 잠정 폐지하고, 인물 키워드에 대한 관련 검색어도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인해 인물이 피해받는 상황을 줄이기 위한 개선책입니다. 카카오는 앞으로 점진적으로 댓글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카카오 “연예 뉴스 댓글 폐지”…회사 수익보다 공익 가치 우선
하지만 제 눈에는 뉴스탭을 개편한다는 내용이 더 눈에띄었습니다.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지금과는 달리, 개인이 구독한 컨텐츠를 보여준다는 계획입니다. 조수용 대표의 표현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은 사용자들이 미디어를 자기 손 안에서 재창조하는 시대“라면서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인이 재구성하는 서비스를 생각 중이다”
우리들은 같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그 속에서 접하는 컨텐츠는 개인마다 다릅니다. 온라인에 공유되는 컨텐츠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아짐과 동시에, 개인의 취향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찾아오며 나타나는 변화입니다.
이미 카카오는 ‘레이지’라는 개인 콘텐츠 추천 서비스 개인 콘텐츠 추천 서비스를 내놓은바 있습니다. 네이버 또한 마찬가지로 ‘디스코'(현재는 서비스 종료)라는 서비스를 출시한적이 있죠. 이 두 서비스는 AI가 핵심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개편될 뉴스탭은 큐레이션 비중을 AI보단 사람에게 실어주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과연 네이버의 ‘그린닷’과 카카오의 ‘#’중에서 승자는 누가 될까요?
[일문일답] 카카오 조수용 여민수 공동대표 “다 바꾸겠다” – Byline Network
*얼마전에 유로 컨텐츠를 판매하는 퍼블리에서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를 공개했습니다. 사용해보고 있는데 큐레이션 비중을 사람에게 실어준 대표적인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초창기의 네이버 디스코가 생각나는 서비스였습니다)
퍼블리 뉴스 – 관심 분야 전문가들이 해석해주는 뉴스 서비스
**요새 많아지고 있는 이메일 뉴스레터 또한 이 흐름의 일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작성하고 있는 WBI또한 마찬가지이구요 😀
카카오에 또 하나의 빅 뉴스가 있었는데요, SK텔레콤과 카카오가 3000억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한다는 뉴스였습니다. 카카오의 여민수 공동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 ICT 대표기업인 양사가 글로벌 업체와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카카오와 SKT는 겹치는 분야가 상당히 많습니다. 카카오택시-T맵 택시, 카카오맵-T맵, 멜론-플로 등 많은 영역에서 1,2위를 다투고 있죠.
이 관점에서 이번 지분 맞교환은 서로의 경쟁을 조금 완화시키려는 목적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서비스들의 통합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지만, 앞으로 해나갈 미래 산업(특히 모빌리티)에선 경쟁이 확실히 줄어들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카카오-SKT, 약 3,000억원 지분 맞교환…미래 ICT분야 사업 협력
마지막으로 카카오AI랩이 12월 분사를 앞두고 법인명을 ‘카카오엔터프라이즈’로 결정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카카오는 올해 ‘수익화’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진행중인데요, 이에 따라 B2B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채팅 광고 ‘톡비즈보드’가 시작되었고, 카카오 싱크 출시, 카카오채널 개편 등이 있었습니다. 이 흐름을 보면 자연스럽게 끄덕여지는 법인명입니다.
[단독] 카카오 AI랩 법인명 ‘카카오엔터프라이즈’로 결정
[줌인엔터프라이즈] 카카오, 하반기에 “돈 벌겠다” 선언… 성장 키워드는 ‘광고’
#2. 네이버
네이버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 DEVIEW(데뷰)가 이번주에 열렸습니다. 신기한건 문 대통령이 데뷰에 참여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DEVIEW 2019] 문재인 대통령, ‘데뷰 2019’ 참석…”올해 안 AI 국가전략 제시”
먼저 주목해서 봐야할 부분은 네이버 신사옥을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건축한다는 내용입니다. 네이버는 현재 사옥인 그린팩토리 바로 옆에 ‘프로젝트 1784’라는 이름으로 사옥을 건설중인데요. 네이버랩스가 그동안 개발해왔던 로봇 기술들을 이 빌딩에 적용시켜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DEVIEW 2019] 네이버 제 2사옥은 세계 최초 로봇 친화형 빌딩
네이버가 로봇을 만든다는걸 처음 접한 사람들도 있을 텐데요, 네이버의 미래기술을 개발하는 네이버랩스에서 ‘생활환경지능을 만든다’는 비전아래 ‘공간’과 밀접한 로봇들을 계속해서 개발해 왔습니다. 궁극적으로는 A-CITY라는 스마트시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향후에 ‘공간’이 새로운 플랫폼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A-CITY, 스스로 이동하는 공간들이 만드는 새로운 연결
이날엔 AI 연구 벨트를 만든다는 발표 내용도 있었습니다. 네이버는 한국에서 인터넷의 대표격인 네이버를 만들었고, 일본에서 모바일의 대표격인 라인을 만들었다면, 앞으로 AI를 대표하는 서비스를 유럽(특히 프랑스)에서 만들어보려고 노력중에 있습니다. 이는 유럽 제록스 연구센터를 인수한 것에서 잘 나타납니다.
과연 네이버가 또 한건의 라인신화를 탄생시킬 수 있을까요?
[DEVIEW 2019] 네이버, 아시아-유럽 잇는 ‘AI 연구 벨트’ 만든다
굉장히 큰 스케일의 내용을 소개했으니, 사용자와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는 내용을 소개하며 이번주의 WBI를 마치려 합니다.
네이버는 미래에셋에게 5000억을 투자받으며 핀테크 사업 ‘네이버페이’을 키우고 있습니다. 네이버페이는 이제 네이버에서 분사되어 11월 1일부터 ‘네이버 파이낸셜’이라는 독립 법인으로 운영됩니다.
그렇게 분사된 네이버 파이낸셜이 ‘네이버 통장’을 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사들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기본적으로 커머스(상거래) 플랫폼 기반의 결제 서비스라며, 네이버 통장을 통해 금융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합니다. 이후에는 소액투자가 가능한 주식·보험상품과 신용카드·예적금 추천 서비스, 쇼핑 결제와 연계된 후불결제 등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하네요.
국내의 핀테크 전쟁은 네이버 카카오 토스의 3파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오프라인 결제를 누가 더 점유하느냐에서 승부가 갈릴 확률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테이블주문을 통해 끌어올린다는 전략이고, 카카오는 우선 QR코드 보급을 우선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른 측면에서도 카카오와 토스가 송금을 통해 가입자수를 늘린다음 금융으로 진출하고 있는 반면, 네이버는 네이버쇼핑을 통해 거래액을 늘린다음 금융으로 진출합니다. 또한 카카오와 토스가 은행업에 진출하지만(토스는 아직 미확정), 네이버는 계속해서 은행업에는 진출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알리/위챗페이를 목표하지만 전략이 조금씩 차이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과연 핀테크 부분에선 누가 승리를 차지하게 될까요?
이상 전종현의 두번째 Weekly Business Insight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