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글에선 비메모리 반도체의 최강을 위해 도전하는 삼성전자 이야기를 다뤄볼 생각입니다.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누어집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저장하는데 사용되는 반도체를 말하며, 대표적으로 D램과 NAND(SSD)가 있습니다.

우리가 워드파일을 작성할 때 입력하는 내용이 사라지지 않고 유지되는 이유가 D램이 저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수로 컴퓨터 전원을 끄게되면 입력하던 내용이 사라지게되는데, 이처럼 D램은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휘발성 메모리입니다. 이를 영구적으로 저장하기 위해선 비휘발성 메모리가 필요한데, 예전의 하드디스크(HDD)역할을 하는 SSD가 대표적인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요약하면 저장하는데 쓰이는 메모리 반도체 D램과 NAND는 컴퓨터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부품들 입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부 커버할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 세계 1등 업체입니다. 그리고 2등이 SK하이닉스이고 3등이 미국의 마이크론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이 세 개의 업체가 과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2010년대에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두 개의 큰 흐름을 타고 엄청난 성장을 했는데요, 바로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서버의 확대입니다. 이 효과를 세개의 업계가 고스란히 누리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체는 엄청난 돈을 벌어들입니다. (삼성전자는 2017년 1분기 9조9천억원을 기록한 이후 7분기 연속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대가 되며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바로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확대입니다. 앞서 저장하는데 쓰이는 반도체를 메모리 반도체라고 소개해드렸는데요, 저장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반도체 모두를 비메모리 반도체라고 부릅니다. 대표적으로 계산하는데 사용되는 시스템 반도체가 있죠.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는 5G, AI, 자율주행 등의 새로운 기술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물들이 컴퓨터화 되는데 있어 비메모리 반도체가 핵심을 담당하기 때문에 엄청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어디서나 같은 종류의 칩이 사용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통하는 시장인 반면, 비메모리 반도체는 목적에 따라 칩이 다르기 때문에 다품종 소량생산의 특징을 보입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이러한 다품종 소량생산의 특징 때문에 한 기업이 설계부터 제조까지 모두 다 커버하기가 힘들어 다양한 기업이 나누어서 만들어내는 편입니다. (물론 인텔같이 비메모리의 설계부터 제조까지 전부 커버할 수 있는 종합반도체(IDM)회사도 존재합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크게 설계파트인 팹리스(Fabless)와 생산파트인 파운드리(Foundry)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칩을 설계하는 팹리스 과정의 대표적인 회사들로는 퀄컴, 엔비디아, AMD같은 회사가 있습니다. 인텔이 14나노공정의 칩을 만들어는것과는 대조되게 AMD의 7나노미터 칩이 가능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데요, AMD는 자체 공장이 없는 대신 파운드리 업체에 외주를 맡기기 때문에 7나노미터의 칩 생산이 가능한 것입니다.

*팹리스와는 다르게 칩리스라고 불리는 과정도 있는데요. 디자인하우스라고도 불리는 칩리스는 팹리스가 설계한 것을 파운드리 업체가 생산할 수 있게끔 정교한 설계 도면을 만들어주는 회사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에이디테크놀로지라는 칩리스 업체가 있습니다.

[더벨] 에이디테크, 삼성 파운드리 ‘메인 디자인하우스’ 기대

**손정의가 30조 넘는 금액으로 인수한 ARM은 반도체 지식재산권(IP)을 팹리스 업체에 팔아 로열티를 받는 기업입니다. 대표적인 스마트폰 AP인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퀄컴의 스냅드래곤, 애플의 A시리즈 모두 다 ARM의 IP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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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는 팹리스가 설계한 칩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공정으로, 대만의 TSMC가 약 50프로를 점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약 18.5%로 2등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뒤로는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 대만의 UMC, 중국의 SMIC이 있는데, 2등과 3등의 격차가 엄청나서 사실상 TSMC와 삼성전자의 경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러한 파운드리 공정에 삼성전자가 사활을 걸었습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의 제조능력을 보유한 기업인만큼 TSMC를 넘고 파운드리 시장의 1등이 되어 비메모리 반도체 1등 업체가 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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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삼성전자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습니다. 한동안 애플은 아이폰에 들어가는 AP를 삼성에게 맡겨왔습니다. 하지만 2017년도에 나온 A10 모델부터 삼성전자가 아닌 TSMC에 맡기기 시작합니다. 이는 TSMC가 FO-WLP라는 공정을 제공했기 때문인데요.

반도체는 구체적으로 ‘웨이퍼-산화-포토-식각-박막-금속배선-테스트-패키징’이라는 8대 공정을 통해 생산됩니다. 이때 금속배선까지의 공정을 전공정이라 부르며, 테스트와 패키징 공정을 합쳐 후공정이라고 부릅니다. 쉽게말해 전공정은 웨이퍼에 칩을 섀기고 자르는 과정까지를 말하며, 후공정은 잘린 칩에 껍데기(옷)을 덮어주는 과정입니다.

TSMC가 제공하는 FO-WLP공정은 후공정에 해당합니다. 반도체가 처리해야하는 데이터량이 폭증하면서 반도체의 통로에 해당되는 I/O수가 늘어나야만했고, 이를 가능하게하는 fan-out, WLP, PLP방식이 탄생했는데, TSMC가 fan-out과 WLP를 합친 FO-WLP공정을 애플에게 제시했고, 애플이 이를 받아들인 것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팹리스 업체는 전공정과 후공정 모두를 제공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기존에는 내재화되어있는 전공정과는 다르게 후공정은 외주로 맡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데이터량이 늘어나면서 후공정에서 또한 뛰어난 기술이 필요해졌고, 이 수요를 맞춰줄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가 필요하게 된 것이지요.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기존의 삼성전기 소속이었던 PLP사업부를 삼성전자로 가져오면서 후공정 내재화에 착수합니다. 결국 파운드리 전쟁의 키는 후공정에 있다고 볼 수 있고, 삼성전자는 후공정에 많은 힘을 쏟으며 애플의 AP를 되찾아오기 위한 노력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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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장기적으로 비메모리 반도체의 왕이 되기 위해선 파운드리 뿐만 아니라 팹리스 생태계또한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국내에 퓨리오사AI같은 다양한 팹리스 스타트업들이 나와줘야하며, 앞에서 잠깐 설명한 칩리스(디자인하우스)네트워크도 갖추어야 합니다 (TSMC는 VCA라는 칩리스 네트워크를 보유중입니다).

비메모리 반도체 1등이 되기 위한 길은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불가능해보이진 않습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작년4월 반도체 비전 2030 이라는 방향을 제시했는데요. 투자금액만 무려 133조에 달합니다. 엄청난 투자가 성과를 만들어내서 비메모리 반도체 1등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삼성 뉴스룸] 삼성전자,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 투자·1만5천명 채용

 

참고자료

[네이버 블로그] Hodolry의 블로그
  • 전체적인 반도체 산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 Seung’s 투자와 생각
[네이버 블로그] 국내 반도체에 대한 생각 정리 Fianl
[네이버 블로그] 비메모리 반도체 – 2부에 대한 생각 + ISC
  • 이 글들을 읽으면서 이번 주제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유튜브-슈카월드]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 투자! 무엇을 원하는가?
  • 오늘 설명한 내용이 들어있는 슈카월드 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