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아 관련 소식들을 챙겨보고, 그 영향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 산업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나 관심은 많지만 직접 투자하기는 어려운 상황인데요. 최근 들어 개인이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들이 나타나고 있고, 이번 글에선 이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배경

개인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시대가 온다고 생각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 있습니다.   

1.스타트업의 양과 질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정리해서 올려주는 스타트업 지도가 처음 발행되었던 2015년 10월, 10억 이상의 VC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약 80개 정도였으나, 일 년 뒤 190개 정도로 늘어났고, 2020년 현재는 670개나 되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탄생했습니다. 10억 이하의 투자 받은 기업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엄청나죠.

실력을 인정받아 100억 이상 투자받은 업체도 210개나 되고, IPO와 M&A등을 통해 성공적으로 엑싯(EXIT)하는 업체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수아랩이 2300억에 인수되기도 하고, 연말에 배달의민족이 4조 7천억이 넘는 가치로 인수되며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죠.

국내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어느정도 자리잡혔고 성공적인 사례 또한 등장함에 따라, 앞으로도 더 많은 훌륭한 스타트업이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2016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스타트업 지도


2.VC 산업이 계속해서 성장 중입니다.

연도별 벤처투자 금액은 지난해 4조 2천 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금액을 기록했습니다.

상위 20개 VC 업체들의 운용금액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며, 작년 펀드 조성액 또한 18년의 3조 5959억 원과 비교해서 13.5% 가량 늘어난 4조 808억 원에 달했습니다. VC 숫자도 계속 늘어나서, 18년에 12개, 19년에 16개의 신규 VC가 탄생했습니다. 알토스, 본엔젤스 같이 많은 성공 사례를 쌓은 실력있는 VC들도 많아졌고요.

시장이 커지자 VC 이외의 금융기관들 또한 스타트업 투자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VC에 진출하고 있고, 자산운용사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사모펀드들이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스타트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내는 볼트온 전략을 쓰기 시작했으며, 직방같은 규모있는 스타트업들이 자체 VC를 설립하기도 하고, 대기업이 VC를 만들거나 직접 투자하기도 합니다.

또한 현 정부가 스타트업을 밀어주고 있고, 기조에 맞게 정부출자자금 또한 최대를 찍었습니다.

앞으로 VC를 포함해 다양한 기관들이 스타트업 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러한 흐름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더욱 단단히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결국 개인들에게까지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스타트업 투자

자신의 돈을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자가 존재하긴 하지만, 대부분 자금과 경험이 넉넉한 성공한 창업가이거나 경영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보통의 개인들 또한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하나둘 씩 열리고 있습니다.

1.BDC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4일 ‘혁신금융 활성화를 위한 자본시장 정책과제‘ 를 발표했는데요, 여기에 BDC를 도입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를 뜻하는 용어로, 다수의 기관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해서 거래소에 상장한다음 비상장기업(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이번에 벤처캐피탈의 독자적인 BDC 운용을 허용하면서 전문성이 보장된 BDC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BDC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이 IPO이전의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전망이고, 더 많은 개인 자금이 스타트업으로 들어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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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SPAC)과 BDC의 다른점: 스팩은 하나의 비상장 기업을 인수합병하는게 목적이지만, BDC는 여러개의 비상장 기업에 투자합니다.

**미국에선 이미 BDC가 활성화 되어 있었습니다. 최근들어 줄어들긴 했지만 계속해서 규모가 커지고 있고, 배당률이 높은게 특징이었습니다 (대부분 10%이상)


2.스타트업 거래소 등장

기존에 개인들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38.co.kr 같은 장외거래소를 이용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거래소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두나무가 출시한 ‘증권플러스 비상장’이 있습니다. 기존의 장외거래소는 단순히 매수자와 매도자를 연결시켜주는 역할만 했지만,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삼성증권이 거래를 중개해줘 안전성을 올린게 특징입니다.

[뉴스핌] 비상장 주식 제값받는 거래 플랫폼 오픈…’증권플러스 비상장’ 출시

또한 엔젤리그판교거래소 같이 스타트업 거래소를 운영하는 스타트업도 등장했습니다.

*참고로 엔젤리그는 초대코드가 있어야 가입 가능한데요, 제 초대코드 올려놓을께요 ^^

초대코드 : sEsaAVvkf
초대코드로 회원가입 : https://angelleague.io/signup?invite_code=sEsaAVvkf

 

그리고 크라우드펀딩 업체들도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와디즈가 있고, 이외에 오픈트레이드IBK크라우드 등이 있습니다.


3.투자가 편해지는 환경 구축

증권사 어플을 통해 주식을 구입하게 되면 알아보기 쉽게 정리해서 보여줍니다. 하지만 장외거래소를 이용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게되면 개인이 직접 정리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관리를 용이하게끔 해주는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증권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쿼타북은 500 Startups, 패스트인베스트먼트, 매쉬업엔젤스, 본엔젤스등에게 투자를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하였고, 위에서 언급한 엔젤리그 또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목할점은 두 회사의 창업자가 모두 VC출신이라는 것인데요. 쿼타북의 최동현 대표는 카카오벤처스 출신이고, 엔젤리그의 오현석 대표는 GS홈쇼핑의 벤처투자팀 출신이자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터 디블락 출신입니다. 두 분 모두 VC 출신이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문제점을 잘 알았을 것이고, 앞으로 명확한 해결책을 통해 변화를 이끌어갈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런종류의 스타트업이 더 등장할 것이고, 스타트업 지분 관리가 편해질수록 개인이 투자하기 용이해지는 환경이 갖춰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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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개인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엄청난 리스크를 지니고 있어서 엄청나게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은 개인들의 니즈는 분명히 존재하고, 이를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시장을 열어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새로운 시장이니 만큼 많은 기회가 숨겨져 있을 것 같아 앞으로도 주목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