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바이러스로 인해 시장이 흔들릴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물론 거시적으로 시장은 반복되는 사이클의 형태를 보입니다. 시장은 신용을 기반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반드시 부채를 수반하고, 이 부채가 어느 시점을 넘어가면 반드시 실질 성장보다 커지기 마련입니다. 미국을 선두로 한 전 세계는 유래없는 장기간 호황을 경험하고 있었고, 그래서 조만간 하락장이 올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태였습니다. 언젠가 하락장이 올 것이고 점점 가까워진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나 유럽발 경제 위기도 아니고, 미중 무역전쟁도 아닌, 정말로 ‘뜬금없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락장을 불러올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이를 통해 제가 내린 결론은, 시장을 정확히 예측하려는 시도, 그중에서도 특히 ‘타이밍’을 예측하려는 시도는 생각보다 무의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흔히들 ‘바닥’이라고 부르는 타이밍을 맞추는데 에너지를 쓰기보단, 현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는데 에너지를 집중함이 보다 나은 선택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고민 끝에 다다른 대응책은 결국 가치투자였습니다. 장기간의 관점으로 바라볼 때 투자라는 게임에서 승리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함’이 필요했고, 가치투자보다 지속가능한 방법론을 떠올릴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시장의 바닥을 예측하기보단, 5년 10년 뒤 가치가 현재 가격을 훨씬 뛰어넘는 개별 종목들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조금 더 깊숙히 들여다 봅시다. 코로나 사태는 그 어떤 사건보다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얼마전에 나온 미국 주당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들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수치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 정부와 FED를 비롯한 각국의 기관들이 엄청난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재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 수를 보면 대공황 이상의 사태가 되어버릴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말그대로 유례없는 위기의 급습입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를 낳는다고 하지요. 저는 이번 코로나 사태가 디지털 세상으로의 변화를 가속화하여, 결국 완전한 디지털 세상으로 바뀌는 “패러다임 시프트”의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하며, 이 속에 큰 기회가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미 Zoom과 Slack을 이용한 원격근무,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을 통한 원격진료, 쿠팡과 배민을 이용한 원격주문 등의 Untact흐름은 디지털 네이티브를 넘어 모두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우리들의 이러한 새로운 일상은 ‘데이터’의 형태로 가상에 기록되고, 이 데이터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이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조직이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선도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AI가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천성적으로 인과관계를 기반으로 사고하게끔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AI는 상관관계에 기반하여 사고하기 때문에 인간과는 다른 관점으로 현상을 해석합니다. 이 특성으로 인해 AI는 기존에 인간이 만들어놓은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보여줄 것이며, 특히 데이터 해석에 있어 극강의 능력을 보여줄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기존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디지털 세상이 도래할 것입니다.

AI 이외에도,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세상에서는 새로운 인프라가 필요하며, 데이터 관리를 용이하게 해주는 클라우드, 데이터 전송의 다양성을 늘려주는 5G, 데이터를 하나의 자산으로 인식시켜주는 디지털 자산 등의 영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확장 될 것입니다. “패러다임 시프트”의 흐름은 더이상 거스를 수 없습니다.

앞으로 저의 투자는 “패러다임 시프트”에 기반하여 이루어질 것입니다. 얼마전 클라우드 기반 보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Cloudflare’를 포트폴리오에 담았습니다. 디지털 세상으로 전환될수록 보안이 중요해짐은 자명하고, 클라우드 기반인 만큼 패러다임 시프트에 알맞는 전략을 실행하는 기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위기를 기회삼아 커다란 성장을 이끌어낼 기업에 투자하여 결국 미소지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0년 3월, 고객님의 미래를 응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