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레터를 시작한 이유

매일마다 비즈니스 뉴스를 보면서 나름대로의 생각을 하는데, 블로그에 올릴만하지 않다고 버려지는 생각들이 많았다 (내 블로그는 긴 호흡이 필요한 컨텐츠가 대부분이다). 이런 생각들을 뉴스레터를 통해 모아볼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일단 시작해보기로 했다. 이름은 Hyuni’s Weekly Business Insight, 줄여서 HWBI !

 

# 서브스택을 선택한 이유

가장 먼저 고민한건 어떤 도구를 가지고 뉴스레터를 발행할지였다. 워드프레스와 브런치, 네이버 중 어떤 도구를 선택했느냐가 블로그의 향후 방향성을 좌우하듯, 뉴스레터도 어떤 도구냐에 따라 방향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고 따라서 신중하게 생각했다.

찾아보고 당시 많이 이용하던 메일침프, 한창 떠오르는 스티비, a16z에게 투자받은 서브스택을 후보로 올렸다. 결국 결정을 좌우한건 가격이었는데, 메일침프는 기능에 따라 구독료를 다르게 받았고, 스티비는 발송횟수에 따라 구독료를 다르게 받았는데, 서브스택은 완전 무료였다! (서브스택은 창작자가 나중에 유료뉴스레터를 운영하게되면 수수료를 받아가는 방식으로 돈을 번다). 돈을 내면서까지 뉴스레터를 하고싶진 않아서 서브스택을 골랐고, 마침 허진호님이 서브스택을 이용해 뉴스레터(Two Cents)를 시작하시는걸 보고 최종 결정했다.

결론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무료인건 물론이고, 글을 쓰고 발행하기가 정말 편리하다. 덕분에 시간이 적게걸려서 매우 만족. 또한 뉴스레터를 운영하는데 중요한 지표들을 깔끔하게 보여주는데 (구독자수 그래프와 오픈률, 링크 클릭 수 등의 통계), 운영 전략을 짜는데 많이 도움된다.

물론 아쉬운점도 많다. 다른 툴은 제공해주는 A/B test 도구도 없고, 폰트도 지정할 수 없고, 이쁘기도 메일침프나 스티비에 비하면 한참 모자르다. 그래도 발행하는 시간이 적게 걸린다는 장점이 단점을 메우고도 남아 당분간은 서브스택을 계속 이용할듯하다.

 

# 어떻게 구독자를 모았나

1월 21일 현재 170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뉴스레터를 시작한 날짜가 11월 23일로, 한달에 80명 넘게 모은 셈이다. 이 페이스로 간다면 올해 안에 1000명 구독자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시작할때 가치투자연구소 라는 주식투자 카페에다가 홍보글을 올렸다. 주제가 비즈니스이니 관련이 있다고 판단한 것인데, 덕분에 대략 30명의 구독자를 얻고 시작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없이 무턱대고 구독해달라면 아무도 안해줄테니, 미리 2편의 뉴스레터 예시를 만들어놓았었다.

다음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활용해서 지인들에게 홍보했다. 가까운 사람들을 확보하니 구체적인 피드백을 구할 수 있어 좋았다.

블로그 방문자를 뉴스레터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 SUMO 툴을 적용시켰다. 블로그 글을 읽다보면 팝업으로 구독창이 뜨는 시스템인데, 덕분에 매주 꾸준히 구독자수가 늘어나고 있다.

바이럴이 많이 되는 글에 리스트업 되었다. 비즈까페님 페이스북 페이지에 내가 작성한 ‘내가 즐겨찾는 블로그와 사이트‘ 컨텐츠가 공유되었고, 방문한 사람들이 SUMO를 통해, 그리고 나의 또 다른 컨텐츠 ‘내가 구독하는 이메일 뉴스레터‘를 통해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었다. 또한 공유수가 1000번이 넘은 ‘국내 뉴스레터를 싹 다 모아봤다‘ 글에 리스트업 되면서 이틀간 급격하게 구독자수가 늘었다.

지금까지 구독자수 그래프

이러한 방법을 통해 생각보다 빠르게 구독자수를 늘렸다. 하지만 아무리 구독자수가 많아도 읽어주지 않으면 말짱 도로묵일터. 그래서 매일 뉴스레터 오픈률을 확인해주고 있다.

 

# 오픈률이 유지되고 있다.

신기하게도 오픈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40% 전후로 유지되고 있다. 관찰한바에 따르면 뉴스레터를 일요일에 발행하고 있는데, 일요일 당일에 15%정도가 열어본다. 다음날 30%까지 열어보고, 화요일과 수요일까지 40% 전후를 채운다.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진 변화가 있지 않다. 구독자수가 늘어도 변함이 없는 이 수치들…아직까지 명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나름대로 오픈률을 조금이라더 더 올리기위해 사소한 개선들을 하고있긴하다. 이미지도 넣기 시작했고, 링크 갯수에 리미트를 정하기도했고, 분량에 대한 테스트도 해보았고 등등.

 

# 뉴스레터를 하면서 얻게되는 것들

꾸준함. 블로그에 글을 꾸준하게 올리고 싶지만 그게 마음같이 안된다. 그러나 뉴스레터는 ‘구독자가 기다리고 있다’는 점 하나가 자발적으로 꾸준하게끔 만들어준다. 그렇게 꾸준함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직접성.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는 워드프레스 기반이라 주로 구글 검색을 통해 유입이 되는데, 일회성 방문이 많아서 재방문자(구독자)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뉴스레터는 일단 구독하면 자연스럽게 재방문자가 되고, 보다 직접적인 관계가 맺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답장하기도 쉬워서 더더욱 직접적이고. 블로그 할때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공부의 계기. 조금이라도 좋은 컨텐츠를 제공하려고 하다보니 더 공부하게 된다. 더 찾아보고, 더 정리하고. 생각도 더 많아지고, 정보 연결의 기회도 많아진다.

아카이빙. 인터넷 아티클을 많이 읽는 편이라 이걸 어떻게 아카이빙해야할지 많이 생각하는데, 뉴스레터만큼 효과적인 아카이빙 수단이 아직까진 없었다.

만남의 기회. 최근 뉴스레터 덕분에 새로운 만남을 가졌는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계기가 되었다!

 

# 앞으로의 생각

방향성 설정: 처음에 뉴스레터를 시작할 땐 중요한 비즈니스 이슈에 나만의 인사이트를 덧붙이는 형식으로 갔으나, 갈수록 뉴스를 요약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둘은 타겟이 완전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후자가 대중성을 잡긴 용이하지만,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기엔 전자가 용이하다고 생각한다. 고민 끝에 시작할 때 하던 방식인 비즈니스 이슈에 나만의 인사이트를 넣는 것으로 돌아오기로 결정했는데, 얼마전 알게된 커피팟이라는 뉴스레터가 비즈니스 뉴스 요약을 정말 잘하는 것을 보면서 다른 길을 가고 싶어진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새로운 만남을 가지면서 ‘작성이(나)’에 대한 흥미를 끌어올려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진 것도 큰 요인이고.

HWBI의 W는 Weekly를 뜻하는데, 매주마다 발행하겠다는 의미와 매주의 중요한 비즈니스 이슈를 다루겠다는 두 가지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매주 발행한다는건 뉴스레터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계속되겠지만, 그 주에 있었던 이슈를 다루겠다는 의미는 삭제하려고 한다. 그 주에 있었던 이슈를 다룰려고 하다보니 깊은 생각을 할 시간이 부족하였고, 퀄리티가 떨어지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루는 이슈가 그 주 초기에 있으면 만족스러운 컨텐츠가 나오는데, 금요일 이런때 발생하면 만족스럽지 않음). 이제부턴 굳이 그 주에 있었던 이슈에 집착하지 않고, 나만의 인사이트를 담을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려고 한다.

지금 페이스로 구독자수가 늘고, 오픈률이 유지된다면 새로운 시도들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뉴스레터 컨텐츠를 주제로한 오프라인 모임이나, 오프라인 공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냥 상상만 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구체화시킬 타이밍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미리 생각하지 않으면 막상 다가왔을때 실행속도가 늦어질 수 있으니까 종종 상상해보는 중. 

 

마지막으로, 아직 HWBI 뉴스레터 구독 안하신분들은 hyuni.substack.com 에서 구독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