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지인이거나 제 블로그의 독자이시라면 제가 최근에 부동산에 꽂혀있을음 아실껍니다. (글1글2, 글3). 그 일환으로 휴가나가서 대표적인 공유주택으로 뽑히는 코오롱의 ‘역삼 트리하우스’를 방문하고 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컨텐츠에선 직접 공유주택을 느끼고 온 소감을 전해보려고 합니다.

공유주택이 뭐야?

  사실 공유주택은 두가지의 형태가 있습니다. 첫번째로 ‘공유주택’하면 딱 떠오르는 ‘정말로 같이 사는 형태’입니다. 코오롱이 운영하는 커먼타운, 동네친구 쉐어하우스, 직방이 인수한 우주(Woozoo)등이 이런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와 같이 살고 싶다’의 니즈는 언제나 있어왔고, 이를 전문적으로 서비스해줄 수 있는 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물론 첫번째 형태도 주목해야하겠지만, 제가 좀 더 주목하는 건 두번째 형태입니다. 바로 건물의 일부분을 공유하되, 개인의 공간은 원래처럼 독립되어 있는 형태. 자신이 원할때만 ‘누군가와 같이 있고 싶다’를 충족시켜주는 이 형태가 더 니즈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방문한 역삼 트리하우스는 두번째 형태의 공유주택을 정말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내가 가본 트리하우스

  1. 커뮤니티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홍대 라이즈, 레스케이프 같은 호텔이나 트레바리, 취향관 같은 서비스의 흥행 등을 바라보면서 자기만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의 다변화가 산업의 핵심이 되었음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를 충족시켜주는 커뮤니티의 존재가 중요해지는 시대입니다.  

  트리하우스는 같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놓아 자연스러운 커뮤니티 조성을 유도하고 잇었습니다. 건물 내에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두었고, 같이 이용할 수 있는 주방을 만들어놓았고, 같이 스터디할 수 있는 공간 또한 있었습니다. 

  이벤트 또한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었고, 종류 또한 다양해서(같이 산 등산하기도 있더군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발견의 기회와, 기존의 라이프스타일 유지를 동시에 충족하고 있는듯 보였습니다. 

  1. 서비스의 제공

  트리하우스에 방문하기 전 까지는 공유주택의 핵심은 커뮤니티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서비스의 제공이 핵심일 수 있겠구나 깨달았습니다. 

  트리하우스 지하주차장엔 2대의 공유자동차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1층에는 큐레이터가 선별해주는 서재, 나눠쓸 수 있는 사무용품-프린터, 세탁-건조실, 그리고 애완동물을 씻길 수 있는(!)시설이 있었습니다. 6층에는 바베큐를 해먹을 수 있는 테라스도 있구요. 그리고 한달마다 방 청소를 해주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깨달은건 월세가 비싸더라도 그만큼의 서비스가 제공되면 사람들의 수요가 있구나를 깨달았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패스트파이브가 Life를 출범시켰구나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주택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얼마나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향후 주택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것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브랜딩도 중요해지겠죠.

  1. 계약의 간편화

   기존의 월세방을 구하려면 공인중개사를 거쳐야합니다. 또한 집주인과의 관계도 신경써야하죠. 하지만 트리하우스와 같은 기업에서 운영하는 주택들은 비교적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진 덕에 좀더 쉽게 계약하고 집주인 관계를 신경쓸 필요도 없죠. 이러한 특성탓인지 트리하우스엔 상당수의 입주민이 외국사람들 이었습니다. 사실 요새 핫한 공유오피스도 이러한 특성탓에 엄청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이외의 니즈

트리하우스에서 의외의 니즈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몇몇 방에 욕조가 설치되어 있는데 욕조 하나때문에 방을 계약한다던지, 지문인식 시스템 등의 철저한 보안이 마음에 들어 들어왔다던지, 설치되어 있는 쿠션(사진 속 고양이가 앉아있는 그것)이 마음에 드는지 등등 생각지도 못한 니즈들이 많았습니다. 이 또한 취향이 다양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1. 그 외의 디테일

트리하우스라는 건물의 디테일에 놀란 순간이 많았습니다. 엘리베이터에 팻버튼이 달려있어서 바깥에 있는 사람이 애완동물을 봐도 놀라지 말라고 표시할 수 있게 해놓았고, 위치를 옮길 수 있는 선반이 설치되어있었고, 층마다 컨셉을 달리해서 다양한 니즈를 반영했고, 비스듬하게 되어있는 창문을 고려해서 전자식 커튼이 달려있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쓴게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정리를 하자면

  제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잘만들어놓아서 감탄했습니다. 한 번 가보면 ‘와 정말 살고싶다’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실제로 트리하우스는 150만원 가까이 되는 월세에도 불구 72채 중 2~3채밖에 빈 방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사실 공유주택이라는 단어가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곧 대세가 될 주거의 모습은 앞서 말했듯이 공간의 일부분을 같이 사용하는 형태입니다. 또한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거 모델이죠. 따라서 표현을 조금 달리해서 구독형 주택 모델 또는  주택 as a service등으로 지칭해야 오해를 안하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기존의 월세방들과 큰 차이가 없지만, 뛰어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많은 차이가 나겠구나 깨닫게 해준 이번 방문이었습니다. 건물 자체에서 런드리고 제공하고, 쏘카 제공하고, 프레시코드 제공하고, 트레바리 제공한다면 누가 반하지 않겠습니까 ㅎㅎ

 

사진출처 (설명듣다가 내부사진을 못찍었다…)

월간 디자인 : http://mdesign.designhouse.co.kr/article/article_view/106/8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