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넥슨이 매각된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그 후 김정주 회장이 부인하지 않으면서 매각은 사실이 되는듯 하다. 처음 기사를 읽고나서 많은 생각을 했고, 그때 적었던 짧은 소견을 공유해본다. 경영학과를 다니고 있고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은 이렇게 바라보는구나 봐주셨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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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 넥슨을 다룬 ‘플레이‘라는 책이다. 책 마지막에서 넥슨 김정주 회장은 ‘디즈니를 좋아한다’고 언급한다. 그리고 넥슨랜드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도 밝힌다.
때가 아니라는 것은,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그럴만한게, 넥슨은 온라인게임이란 분야를 만든 주역이고, 한 세대의 문화를 이끈 기업이다. 나만 해도 메이플스토리는 어린시절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
송재경으로 시작하여 정상원이 마무리지은 세계 최초 인터넷 게임 바람의나라를 시작으로(송재경은 바람의나라를 마무리짓지 않고 나가는데, 다음으로 만들어낸게 NC의 리니지다 ㄷㄷ), 퀴즈퀴즈와 크레이지아케이드를 거치며 고안해낸 유료화정책(지금의 돈슨이라는 별명을 만든…), 데브캣 위잿등 스튜디오형 개발실, 게임운영을 담당하는 라이브개발본부 등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역사 그 자체이자, 지금도 영향을 미치는 회사이다.
그런 넥슨이 오늘 매각된다는 기사가 떴다. 기사를 접한 느낌은 ‘안타깝다’. 결국 넥슨랜드까지는 가지 못하는 것이구나.
개인적인 생각으론 텐센트가 먼저 인수제안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현재 넥슨의 대부분의 영업이익은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던전엔파이터에서 나온다고 들었다.  로열티를 계속적으로 지불하고 있는 텐센트 입장에선 충분히 욕심낼만하다. 넥슨입장에선 2015년 즈음부터 창업 초창기의 개발문화를 되찾아오기위해 노력했지만 썩 좋은 결과가 안나오던 참이었고, 지금이 매각하기에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한때 롤 개발한 라이엇게임즈를 두고 인수경쟁을 하던 두 회사였는데 몇 년사이에 이렇게 될줄이야.
한국의 역사적인 회사가 팔리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어떻게 보면 기회일수도 있다. 무려 10조가 넘는다. 인터넷세대 가장 성공한 기업가가 엄청난 현금을 풀 수 있다는 소리다 (물론 안풀수도 있겠지만…) 김정주 회장은 코빗을 인수한적 있는 만큼 차세대 산업에 관심이 있고, 아마 자기가 직접 하던 VC(벤처캐피탈)에 들어가던 다음 세대를 위해 투자할 것이다. 김정주의 최강능력, 인재발굴과 인수합병능력 그리고 신사업발굴능력이 다시 한 번 발휘될 때가 왔다.
결론을 내보면, 김정주 회장이 넥슨랜드는 만들지 못했지만 다음세대에선 랜드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김정주 회장님의 경험과 자산이 공유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정부는 경각심을 가지고 규제좀 풀어주고. 다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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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이 지난 오늘 한 기사에서 자료를 하나 접했다.  지난 5년동안 벤처캐피탈로 공급된 금액이 대략 10조이다. 넥슨의 매각금액과 비슷한 금액이다. 어디에 매각되든 지난 5년에 맞먹는 금액이 주어지는 것이고 김정주 회장이 현명하게 운용한다면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의 큰 기회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앞으로 김정주 회장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