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은 눈 앞으로 다가온 미래다

IT업계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자주 언급하는 주제가 있다. “Next Big Thing은 과연 무엇일까?”. 컴퓨터라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기계가 등장한 이래로, 90년대 후반 인터넷이 퍼지기 시작하며 세상을 바꾸었고, 10년뒤에 아이폰이 등장하며 일어난 스마트폰(모바일) 혁명이 또 한 번 세상을 바꾸었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주기상 인터넷과 아이폰에 버금가는 ‘Big Thing’이 등장할 시기이다. 사람들은 그에 대한 답으로 인공지능이다, 사물인터넷이다, 자율주행차다, 블록체인이다… 등등 다양한 추측을 내놓는다.
 
  나 또한 IT업계를 좋아하는, 다가오는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중 한명으로써 이에 대해 나름대로의 답을 가지고 있다. 나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이 Next Big Thing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해보고자 한다.
 
# 환경을 바꿔버리는 무언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공통점은 ‘환경을 바꾸어버렸다‘는 점이다. 인터넷은 ‘오프라인에서만’할 수 있는 일을 ‘어디서든 컴퓨터가 존재하는 환경’에서 가능하게끔 바꾸어버렸다. 인터넷 덕분에 우리는 직접 마트에 가지 않고도 컴퓨터를 이용해 물건을 살 수 있게 되었으며(아마존), 모르는 것이 있을때 도서관에 가서 사전을 찾지 않고도 검색을 통해 알 수 있게 되었으며(구글), 밖에서 DVD를 빌려오지 않아도 컴퓨터를 이용해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넷플릭스). 하지만 인터넷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이때 당시의 컴퓨터는 들고다니기 어려웠고, 그래서 인터넷은 한정된 공간에서만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이를 해결한건 알다시피 스마트폰이다. 특히 아이폰의 등장은 ‘어디서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변화시켰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또한 문제가 있다. 스마트폰 덕분에 어디서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우리는 아직 ‘모니터’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만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지금 당장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스마트폰을 바라봐라. 그 다음 눈을 살짝 돌려 시선을 밖으로 돌려봐라. 그렇다, 우리는 사용할 수 있는 공간 중 극히 일부의 공간에서만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공간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었다. 남은 건, 이 공간을 전부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무언가다. 맞다, 바로 그 무언가가 ‘증강현실‘이다. 증강현실은 Big Thing이 그랬듯이 환경을 바꿔버릴 것이고, 구체적으로 인터넷 환경을 비약적으로 확장시킬 것이다. 증강현실을 통해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증강현실은 지금 어디까지 왔나
 
  스마트폰이 우리 삶을 바꿔온 과정을 살펴보자. 먼저 원천기술이 발달했다. 무선 인터넷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었고, 멀티터치 기술이 개발되었다. 그 다음 하나둘씩 스마트폰의 모습을 갖춘 기기들이 세상에 등장했다. 그러다가 ‘아이폰’이라는 결정적인 기기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고, 알다시피 이는 수 많은 비즈니스를 창출해내며 세상을 바꾸어버렸다.
 
  나는 지금 증강현실이 ‘아이폰’ 같은 결정적인 기기가 등장하기 바로 직전의 시기라고 생각한다. 완벽하진 않지만 광학기술, HCI기술 같은 원천 기술들이 발전하고 있으며, 하나둘씩 증강현실 다운 모습을 갖춘 기기들이 세상에 등장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증강현실과는 거리가 멀지만) 구글 글래스가 등장한바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들의 미래라며 ‘홀로렌즈‘라는 증강현실 기기를 선보였다(사진1). 그리고 소문만 무성하던 ‘매직리프‘가 드디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사진2). 정보에 따르면 애플도, 페이스북도, 아마존도 증강현실 기기를 열심히 연구하며 만드는 중이라고 한다. 무엇이 ‘아이폰’역할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증강현실은 ‘아이폰’같은 결정적인 기기가 등장하기 바로 직전의 상황이 아닐까 직감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매직리프가 증강현실계의 아이폰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꾸고 있는 시기에 대학에 들어오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었던 나는, 증강현실이 나에게 오는 첫 번째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버가, 에어비앤비가, 카카오가 세상을 바꾸는 모습을 바라만보던 내가, 직접 주인공이 되어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회 말이다.
 
# 증강현실은 세상을 어떤 모습으로 바꿀까?
 
  증강현실계의 아이폰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증강현실이 구체적으로 세상을 어떤 모습으로 바꿀지 예측하는건 그냥 찍기행위 일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상과학 미디어물의 영향 탓인지, 나는 증강현실이 세상을 어떤 모습으로 바꿀지 머릿속에서 그려진다. 내가 생각하는 미래 모습의 일부를 소개해보겠다.
 
* 게임
  새로운 기술이 보편화될 시기에 반드시 등장하는 플레이어는 ‘게임’이다. 증강현실도 마찬가지로 게임플레이어가 참여할 것이고, 이는 증강현실 보편화의 촉매 역할을 할 것이다. 상상해보자. 내 눈앞에 피카츄가 등장했다! 나는 몬스터볼을 던지고, 피카츄를 잡았고, 그 포켓몬은 나를 따라다닌다. 만화속에서만 보던 그 모습이 현실에서 구현되는 것, 짜릿하지 않은가? 모바일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도 포켓몬 고는 뜨거운 반응을 불러왔는데, 완전히 확장된 공간에서의 포켓몬이라면 뭐 말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게임이 중요한 플레이어임을 알고 있는 것 같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4년 마인크래프트를 2조 5천억에 인수한다. 겉으로보면 엑스박스를 위한 인수로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이 인수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증강현실 기기 ‘홀로렌즈’를 위한 인수라고 생각한다. 아래 데모 영상을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매직리프의 게임 데모영상을 보면 보기만해도 신나다. 결국 대부분의 게임 회사는 증강현실 게임 제작에 총력을 다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는 증강현실이 보편화되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렇다고 증강현실이 게임 부분에만 머무르면 없어도 그만인 PS4가 되어버릴 것이다. 긍정적이게도, 내가 생각하기에 증강현실은 PS4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 교육
  지금까지 우리는 주로 텍스트를 통해 학습해왔다. 곁들여 이미지까지 포함해서. 그러다 최근 들어 영상이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우리들은 영상으로 학습하는 것이 보편화되고있다. (수능공부 할때는 인강을 들었고, 대학에서도 사이버 강의 비중이 늘어난다). 증강현실은 이를 넘어서서, 3차원의 학습을 가능케 할 것이다. 영상을 통해 보는 학습을 할 수 있게 되었다면,  증강현실을 통해선 직접 해보는 학습이 가능해질 것이다. 비행기 없이도 파일럿을 해볼 수 있고, 메스 없이도 의사를 해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우리의 학습 모습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것이고, 교육의 혁신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 소셜
  페이스북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인터넷에서 연결했다. 증강현실은 사람들을 더 연결시킬 것이다. 실제로는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있는 친구를, 증강현실로 바로 눈 앞으로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각자 다른 곳에 있지만, 한 곳에서 회의를 할 수 있을 것이고, 각자 다른 곳에 있지만, 한 곳에서 할리갈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상과 현실의 조합은 물리적인 한계를 부수며 사람들이 만날 기회를 넓혀줄 것이다. 페이스북도 어느정도 미래가 그려지나보다. 자신들의 향후 계획에 당당히 증강현실(AR)을 올렸다.
 
* 이외에
  너무 많이 떠올라서 나열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TV환경을 증강현실로 끌어오면 마음대로 모니터의 크게를 조절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집에서 영화관을 만들어버릴 수 있다. 가구를 사야할 때 집에다가 미리 가구를 놓아볼 수 있을 것이다.(이렇게 되면 이케아의 쇼룸은 의미가 줄어들게 되겠지). 길거리의 상점들은 가상(이지만 현실처럼 느껴지는) 캐릭터를 앞에 두어서 고객을 유도할 수 있겠지. 피아노 학원에 가지 않고도 건반 위에서 도와주는 선생님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고. 뭐, 엄청 많다. 그리고 중요한건, 상상하는 그것들을 실제로 만들어 낼 수 있다. ‘가상’과 ‘현실’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 인공지능이 자신의 능력을 뽐낼 가장 가까운 기회
 
  내가 증강현실의 미래를 믿는 또 다른 이유가 있으니, 바로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다. 정확하게는 머신러닝(더 깊이는 딥러닝)의 발전이다. 머신러닝은 문자와 숫자 데이터를 처리해오던 컴퓨터를, 이미지를 포함한 다른 데이터 유형도 처리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덕분에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범위는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늘어났다.
 
  증강현실은 가상과 현실의 조합이자, 상호작용이다. 이 ‘상호작용‘이 중요한데, 증강현실은 현실의 상황을 즉시 반영하여 가상에 반영시킬 수 있어야 한다. 현실은 문자와 숫자로만 표현되어지지 않는다. 시기적절하게도, 머신러닝이라는 현실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실의 상황을 가상에 즉시 반영할 수 있게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실제 장난감 자동차로 가상으로 세운 도미노를 치면 도미노가 쓰러지는 상황을 연출 할 수 있다. 머신러닝을 통해 가상과 현실이 자연스럽게 상호작용 할 것이고, 덕분에 우리는 진정한 ‘증강현실’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증강현실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내가 증강현실이 Next Big Thing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들어보았다. 하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긍정적으로 증강현실의 미래를 표현해봤지만, 어쩌면 아예 보편화 되지 않을 수도 있고, 사지 않아도 되는 PS4가 될 수도있고, 표현한대로 모두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발전이 필요한 것도 많다. 손으로 컨트롤할지, 컨트롤러가 필요할지 적절한 UX에 대한 생각이 필요하고, 실제와 가상의 GAP도 줄여가야하고, 더 작게 컴퓨터를 만들어야할테고… 아직 발전이 필요한 건 많다.
 
  하지만 나는 증강현실이 세상의 모습을 바꿀 것이라고 믿는다. 매직리프의 데모 영상을 처음 본 순간의 흥분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영상을 보자마자 증강현실이 바꿀 미래가 그려지기 시작했고, 미래가 왔다는 확신이 들었고, 자면서도 증강현실이 그리는 세상을 꿈꾸었다. 증강현실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생각으로 대학 원서를 물리학과로 지원하기도 했다.(결국은 경영학과를 다니고 있지만). 증강현실의 미래를 믿는 나는, 증강현실 시대의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되기 위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적절한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