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에 클럽하우스(Clubhouse)에 가입해서 하루동안 사용해보고 적는 단상입니다 – 이후 조금씩 업데이트 하는 중!
1. 왜이렇게 핫한가 생각해보면 인플루언서들의 참여와 인비테이션 시스템이 핵심인 것 같다. 대단한 사람들이 모여있다보니 양질의 정보가 공유되는 경우가 많고, 이런 사람들의 인비테이션으로 커뮤니티가 확장되기 때문에 퀄리티가 계속 유지된다. 정보를 놓치면 안된다는 FOMO도 많은 것 같고, 그래서 중독성도 뛰어난 것 같다.
2. 어제 일론 머스크가 방송하면서 클럽하우스는 그야말로 폭발했다. 이처럼 클럽하우스의 빠른 성장엔 인플루언서들의 참여가 굉장히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웃겼던건 마크 저커버그의 가입 ㅋㅋㅋ.
3. 초대권 인비테이션을 통해 가입하기 때문에 처음 들어와도 아는 사람들이 보일 가능성이 크고, 그만큼 웰컴받는 느낌이 든다 (듣다보면 서로 반갑다는 이야기 정말 많이 들림 ㅋㅋ). 실제로 프로덕트를 만들 때 이 웰컴한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4. 써보기전에는 오디오가 비디오에 비해 가지는 장점이 그렇게 많나? 싶었는데 역시 직접 써보니까 다르다. 이동할때나 자기 전에 들으면 되게 재미있다 이거. 들어보면 일할 때도 많이 듣는다고… 아 그리고 팟캐스트 듣는거랑은 완전히 느낌이 다른게, 팟캐스트는 아무래도 맥락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하게 된다면 이건 그냥 흘려들어도 괜찮다는 느낌이 들어서 상대적으로 편안하다.
5. 모더레이터가 중요한게 모더레이터에 따라 어떤 방은 대화가 뚝뚝 끊기고 어떤 방은 유기적으로 흐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모더레이터에겐 사람 올리고 내리고의 역할도 주어지고, 모더레이터가 많이 말하는 방도 있고 다양한 사람에게 말하는 비중을 두는 경우도 있고. 이 모든걸 모더레이터가 가른다.
6. 초기에 팔로우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한게, 팔로우한 사람에 따라서 나에게 보여지는 방들이 달라진다. 팔로우를 설정해서 General하게 사용할 수도 있고, 트위터처럼 Interest 기반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아 참고로 트위터도 클럽하우스 같은 오디오 기반의 ‘Spaces’가 나왔다고 하는데 존재감이…
7. 채팅창이 없다. 만약에 채팅창이 있었다면 오디오에 집중할 수 없었을테고 이거 성공하지 못했을꺼라고 생각한다. 모더레이터에 한정해서 채팅 계획이 있긴 있다네요. 그리고 채팅이 불가하기 때문에 인스타 DM을 통해 연락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인스타 팔로워가 많아진다고도 합니다).
8. 기능적인 면을 좀 더 적어보자면, 우선 방 이동이 자유로우며 방 나가도 티 안난다. 실제로 방 나가는거 버튼이 ‘Leave quietly’임. 그리고 방은 Open, Social, Closed 세 가지 종류로 나뉜다. 그래서 꼭 오픈방이 아니더라도 Closed방을 이용해 친구들끼리 통화하는 등 여러가지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캘린더 기능이 있어서 규칙적인 커뮤니티 운영이 가능하고, 이를 이용해서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9. 언어 교환도 자유롭게 일어나는게 한국인 모여있는 방에 영어권 사람이나 일본 사람이 들어오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클럽하우스에 일본 유저가 굉장히 많음). 어제 일본사람이 이야기하길 한국 방은 얼리어답터와 비즈니스 사회 투자이야기 같은 심각한 이야기를 주로 나누고 ㅋㅋ, 일본은 동네술집에서하는 잡담이 많으며, 영어는 로컬 커뮤니티, 큰 주제 등등 진짜 다양하다고 한다.
10. 클럽하우스를 두고 a16z와 Benchmark가 맞붙었는데 a16z의 투자를 선택한 이유가 뭘까 고민해왔는데, a16z가 상대적으로 대외적 커뮤니케이션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보니 선택한듯. a16z를 인플루언서 끌어오는데 잘 활용한 것 같다. 참고로 Ben Horowitz의 아내가 클럽하우스의 엄청난 유저라고 합니다. – 반대로 a16z가 클럽하우스를 이용해 자기들 홍보를 정말 열심히 하는 것 같다.
11. 초대권을 잘 사용해야하는게, 초대하면 내가 그 사람을 초대해준게 박제가된다 ㅋㅋㅋ. 이 기능이 생각보다 커뮤니티풀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음. – 처음엔 누가 누구의 초대로 들어왔나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지금은 유저가 너무 많아져서 의미 없어짐.
12. 앞으로 서비스가 어떤 식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토론이 많았는데, 내 생각은 인플루언서 집단과 주변 지인들끼리의 SNS 두 축으로 갈리지 않을까 싶다. 이미 몇 백명 되는 방과 5~20명으로 구성된 조그만 방 여러 개로 나뉘는 것 같고. 문제는 현재의 인플루언서들이 계속해서 이 서비스를 이용할까 의문이 생기는데, 아마도 클럽하우스의 BM은 이들을 위한 구독 모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https://www.facebook.com/saconyreview/posts/229172765524842
13. 처음에는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방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여러 목적의 방들이 생긴다. 성대모사방, 초상화의 방(프로필 그려준다), 술 마시면서 말하는 방, 초대장 버는 방 등등. 이런 거 보면 트위터 비스무리한 서비스가 되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14. 테크와 스타트업과 관련 없는 내 친구들 몇 명에게 초대해보았는데 별 관심이 없다. 아마도 처음에 팔로우를 잘 해놓지 않으면 한국어 방도 안뜰테고, 떠봤자 관심분야랑은 많이 먼데다가 주변 친구들이 나 말고는 가입 안했을테니 재미가 없겠지. 생각보다 대중에게 퍼지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리겠구나 싶었던 부분이었다. +지금은 이쪽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는 친구들은 대부분 다 가입한 듯.
15.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귀로만 듣는 경우보다 화면을 보면서 듣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프로필 구경하는 맛이 있고, 인사이트 있는 새로운 사람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사람들이 쓕쓕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는 모습도 재밌고, 웃긴 이야기가 나왔을 때 사람들이 웃느라 막 깜박깜박 거리는 것도 뭔가 귀엽다 ㅋㅋ. ‘Followed by the speakers’ 기능도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게 이걸 위해 팔로우를 늘리려고 열심히 활동하는 유저들도 많을 것 같다.
16. 내가 일주일 동안 가장 많이 사용한 앱이 되었다. 카톡, 인스타, 유튜브 다 뛰어넘었고 심지어 맨날 글 읽으면서 사는 나인데 크롬보다 많이 이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 나도 모르게 새로운 방 생겼나 계속해서 찾아보게 되고, 좋은 방 나타나면 놓치면 안된다는 마음에 하던 것도 미루고 듣게 되고. 중독성 하나는 끝내준다 정말. (그래서 다음 주에는 일부러 시간 정해서 사용할 예정. 너무 중독성이 심해)
17. 페이스북&트위터 초기를 접해보지 않은 나에게 클럽하우스에 비교적 빨리 가입한 것은 소중한 경험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커뮤니티를 보면서 많이 배웠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