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 들어오면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진다고 들어왔다. 그전까지는 모든게 새로워 익숙해지기도 바뻤는데 슬슬 적응이 되었는지 미래 고민을 하고있는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고민이 많아진 요즘 나에게 딱 필요한 책이 나왔다. 매거진B의 새로운 시리즈 잡스 첫번째 주제 ‘에디터’. 직업에 관한 주제, 매거진B(JOH)가 만듬, 게다가 조수용 대표의 말이 실려있음. 구매하는데는 별다른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다.
도착하자마자 하루만에 다 읽고, 또 읽고, 또 읽었다. 책에서 인터뷰한 에디터들은 각자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똑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 조수용 대표의 표현을 빌리면 ‘좋아하는 것에서 좋은 것 찾아내기’. 호기심이란 아이템으로 이것 저것 찾아보고 특히나 좋아보이는 것을 소개하는 직업이 에디터였다.
그러자 든 생각. ‘응? 이거 완전 나 아니야?’
매일 수 많은 글을 읽으면서 재밌는걸 찾아내고, 그걸 막 파고들다가 그 과정에서 또 새로운게 나타나면 그거 또 찾아보고. 그러면서 어느정도 쌓였다 싶으면 정리를 시작하고, 전체적인 이미지를 그리며 뺄 것을 빼고 더할 것을 더해 한 편의 글을 만들어내는 내 일상. 에디터의 삶과 똑같았다.
그래서 고찰해보니 꼭 에디터라는 직업을 가지지 않더라고 에디터의 태도를 가지고 살아간다는건 큰 도움이 되겠구나 싶다. 에디터의 태도를 내 표현으로 바꿔보자면 ‘호기심으로 넓게 펼친걸 우선순위 정해서 축소하기’인 것 같다.
작년 상반기에 바쁘게 살았던 적이 있다. 전공수업을 6개나 신청한 것도 모자라서 대외할동도 여러개하고 동아리도 하고 대회도 나가고 트레바리까지 했다. 처음에는 잘하는가 싶었지만 점점 에너지를 잃더니, 결국 나중에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당시에는 재미있어보여서, 잘할 자신 있어서 이것저것 하게된 것인데, 나중에 회상해보니 조급함에 떠밀린 욕심이었더라.
원하던걸 얻지 못한 시절이지만 그때 얻은 큰 깨달음 ‘우선순위’. 거기에 다행인건지 (과할정도로) 큰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지라 이 두개가 결합해서 그나마 (아직 한참 부족하지만) 읽어줄 수는 있는 글을 쓸 수 있었던 것 같고, 내 역량이라고 말할 수 있을 태도를 가지게 된게 아닐까 싶다.
이 태도가 요새 유용하게 쓰이는 때가 있는데, 바로 휴가나갈때다. 6주에 한번가량 휴가를 나가게 되는데, 밖에 있을땐 몰랐는데 정말 경험해보고 싶은 곳이 많다. 인터넷,책, 잡지, 유튜브로 이곳저곳 알게된 것을 트렐로에 적어놓고선 휴가 컨셉을 잡아서 계획을 짠다. 이렇게 하니 알찬 휴가가 되는듯. (휴가 이야기는 제 인스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원래 다음 블로그 글은 위워크에 관한 글이 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이런글을 쓴 이유는, 7월 말부터 들은 회계 인강이 끝이 보여서 슬슬 새로운 공부를 준비해야하는데, 미적분학 화학 머신러닝 CPA(공인회계사) 이 모든걸 쳐다보는 나 자신을 마주하고 우선순위 정해서 하라고 말해주기 위해서 적어봤다.
그나저나 나중에 뭐하고 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