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즘 어딜가서나 언급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공동구매 커머스 스타트업 올웨이즈(사명: 레브잇)이다. 이 회사를 처음 알게 된 지 2개월이 조금 지났는데, 2개월동안 보여준 임팩트가 내가 본 그 어떠한 스타트업보다 엄청났기 때문이다. 내가 관찰한 올웨이즈의 초기 모습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스타트업의 모습이었고, 앞으로 내가 스타트업을 바라볼 때 ‘기준점’이 될 것 같아서 간단하게 글을 남기게 되었다.
2021.11.10_강재윤 대표님과의 첫 만남
스프링캠프 규원님의 연결로 왕십리의 한 카페에서 강재윤 대표님을 처음 뵙게 되었다. 사실 뭐하시는 분인지도 잘 모르고 일단 연결이 되어서 만나 뵙게 되었는데, 처음부터 나에게 범상치 않은 질문들을 던지셨다. 꿈이 무엇인지, 그 꿈을 위해서 어떤 과정을 걸어왔는지, 갈망하는 것이 무언인지 등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대답하기 상당히 어려운, 어떻게 보면 추상적인 질문들을 던지셔서 ‘어어…?’ 싶었다 (보통 이런 질문은 내가 자주 던지고 다니는데, 상대방이 나에게 하니 대답하기 상당히 어렵더라.)
나에 대한 설명이 어느정도 끝나자 강재윤 대표님도 본인 소개를 하기 시작했는데, 자기는 꿈이 인류가 질병과 노화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커다란 비즈니스를 해야 한단다. 그리고 커다란 비즈니스는 사람들의 ‘갈망‘을 해결해줘야 가능하다는 프레임워크를 세웠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의 갈망을 해결해주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나 고민하면서 전 세계의 모든 아이템을 다 찾아보기 시작했고, 17년부터 매일마다 4~5개의 아이템을 찾아보고 분석하면서 자신만의 지도를 만들어나갔다고 한다. 분석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창업자가 해당 비즈니스를 왜 시작했는지’ 였는데, 창업의 초기에 정말 그 비즈니스의 본질을 볼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렇게 중국의 핀둬둬를 접하게 되었는데, 이 비즈니스의 핵심은 ‘낮은 가격’이었고 이는 모든 인류가 공통적으로 원하는 갈망에 해당했다고 한다. 그렇게 핀둬둬를 참고하여 2달정도 준비해서 작년 8월에 올웨이즈 서비스를 출시했고, 서비스 돌려보며 반응이 오는걸 보면서 ‘아 이거다’ 했다고 한다.
이 설명을 듣는데, 정말이지 압도당했다. 나도 어디가서 꿈이 작단 소리는 들어본적이 없는 사람인데, 나보다 큰 꿈을 그리면서 더 빠르게 실행하는 사람이 있다는게 너무나 놀라웠다. 그리고 설명할때의 그 눈빛…잊을 수가 없다. 비전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란 바로 이런거구나 깨달았다.
그리고 올웨이즈가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문제점들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떠한 가설들이 있는지를 하나씩 짚어가며 설명하시기 시작했다. 소비자와 공급자 측면으로 나눠서 문제를 바라보고, 중국의 상황과 한국의 상황을 비교하면서 어떠한 부분이 다르고 이를 어떻게 풀어낼지 들려주고, 지금까지 해결한 문제들은 무엇이 있으며, 왜 지금이 이 사업을 해야 할 타이밍인지, 장기적으론 어떤 커다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지 이야기했다. 살면서 나보다 핀둬둬의 비즈니스를 깊게 파헤친 사람은 처음 만나봐서 너무 신기했고,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어느정도로 업을 파악하고 시작해야 하는지 강재윤 대표님을 보면서 기준점을 세울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강재윤 대표님은 이전에 공유킥보드 디어의 공동창업자이자 CTO로 근무하셨고, 따라서 올웨이즈는 두번째 창업이신만큼 문화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고민하고 계셨다 (보통 연쇄창업가들이 회사 문화에 대해서 많이 고민한다. 처음부터 HR팀을 꾸리고 가는 경우도 많고). 첫번째 창업에서 크게 배운 것 중에 하나가 팀이 정말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팀원 구하는데 엄청난 에너지를 쓴다고 말하셨다. 내부적으로 인재 원칙을 세웠고, 단순히 기능적으로 어떤 직무 스킬을 키우겠다 이런 사람 말고, 정말로 위대한 무언가를 성취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함께 하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비슷한 맥락으로 사무실 칠판에 ‘엑싯은 없다’라고 크게 써놓으면서, 정말 크고 길게 보는 회사라는 걸 강조하셨다. 마지막으로 데이터를 많이 강조하셨고, 본인이 채용 외에 대부분의 시간을 쓰는 부분은 데이터를 보면서 어떻게 개선할까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내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한마디의 대화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바로 복기하기 시작했는데, 가장 먼저 적은 문장이 ‘이 사람은 천재다. 위대한 기업이 될 것이다‘ 였다. 그런데 올웨이즈가 위대한 기업으로 가는 여정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찾아왔다.
2021.11.29_올웨이즈 사무실 방문
강재윤 대표님이 사무실로 한번 초대하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놀러 가게 되었다. 도착하자마자 그동안 엄청난 일들이 있었다고 들어보라고 하시더니 양파 이야기를 꺼내셨다. 어떻게 고객을 늘릴 것인가 고민하다가 핀둬둬가 초기에 휴지를 싸게 팔아서 급속도로 성장했다는걸 보고 ‘아 이거다’ 싶어서 시도해 보았는데 너무 잘 워킹했고, 양파를 100원에 팔기 시작했는데 하루에 만명 넘게 가입하는 대박이 났으며 그래서 양파 80톤(!)을 추가로 주문했고, 투자 받은 금액이 거의 다 떨어져서 추가로 투자 받을 예정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여기 진짜 뭐지? 싶었다. 분명 얼마전에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고객을 폭발적으로 끌어올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문제를 한달도 안 되어서 완벽하게 풀어낸 것이다. 강재윤 대표님은 전에 만났을 때보다 훨씬 확신에 찬 목소리로 우린 역사를 쓰고 있고, 세상을 뒤집어 놓을꺼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나 또한 이 회사가 위대한 기업이 되리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며칠뒤에 올웨이즈는 앱스토어 쇼핑부분에서 쿠팡을 넘고 1등을 달성하며, 앱스토어 전체 2등을 찍는다.
2022.1.10_미쳤어요
이후로 나는 주변에 올웨이즈를 전파하면서 반응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우선 엄마에게 알려줬는데, 정말 신기한 게 엄마가 올웨이즈를 계속해서 사용하더라. 쿠팡, 당근마켓 이후로 처음이었다. 게다가 엄마 주변 사람들이 이미 다 올웨이즈를 알고 있다고 하질 않나, 엄마가 올웨이즈는 이런 점을 고쳐야 되겠다며 나에게 피드백까지 주는 게 아닌가. 이거 잘하면 컬리를 넘보겠구나 생각했다. 그다음으로 친구들에게 카톡 링크를 공유하면서 반응을 체크했는데, 내가 보내준 상품 외에도 다른 상품들까지 구매하는 것이 아닌가! 이거 맛있어 보인다면서 서로서로 링크를 공유하기 시작하는데, 또 한번 이거 되겠구나 싶었다. 나는 이런식으로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을 관찰하며 검증을 하는 타입인데, 올웨이즈는 내 예상보다 훨씬 핫한 반응이었다.
우연히 사무실에 또다시 방문하게 되었는데 강재윤 대표가 그러더라. “종현님, 미쳤어요”. 양파 이후로 설마 이게 되겠어 싶은 마음으로 감귤 99명 공동구매를 준비했는데 너무 많이 팔려서 중간에 종료한 일, 사람이 너무 몰려서 서버가 터졌고 그래서 서버를 엄청 늘렸는데도 불구하고 또 다시 터져버린 일, 팀 추첨이란 개념을 떠올렸고 테팔 팀추첨을 해보았는데 완전 터져서 결국 50만 명이 가입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러더니 노트북을 딱 켜서 엑셀파일 하나를 보여주는데, 본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숫자들을 무엇이고, 올해 어느 정도를 예상하고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 얼만큼의 투자를 받아야하고, 이 숫자를 달성하여 올해 안으로 국내 시장을 평정하고 내년에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굉장히 미친(?) 숫자들이 적혀있었는데, 이 팀은 해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왜냐하면 나는 두달동안 말도 안되는 것 같던 숫자들을 실제로 찍은걸 봤으니까.
내가 위에 적은 이 모든게 2달 동안 일어난 일이다. 정말이지 엄청나지 않은가? 너무 믿기지 않아서 ‘티몬이 간다‘라는 책을 얼마 전에 다시 펼쳐보았는데, 초창기 티몬의 모습하고 비슷한 모습들이 정말 많이 보인다. 그런데 티몬보다 속도, 스케일, 그리고 꿈의 크기가 더 크다. 정말이지 미쳤어요.
물론 올웨이즈 팀이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는 너무나 크고 어렵고, 단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팀은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 느낌, 만약에 실패하더라도 레전드가 되어있을 것이라고 확신이 든다. 분명한 건 내가 이 팀을 본 다음부터 진정한 스타트업이 무엇인지 전보다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 하나의 ‘기준점’이 되었다는 것이다. 아, 쓰면서도 다시 한번 느끼지만, 대단하다 정말로.
판을 재정의하고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 그리고 사람.
많은 사람들이 이커머스 시장은 판 정리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네이버, 쿠팡, 컬리 같은 플레이어가 이미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쿠팡은 얼마전 로켓와우를 4900원으로 인상하기까지 했다.
그런 판에서 올웨이즈는 ‘가격’을 가지고 판을 뒤집기 시작한다. 쿠팡은 SPC(Selection, Price, Convenience) 세가지를 컨트롤 해야하고, 컬리는 Quality를 컨트롤 해야하는데, 올웨이즈는 플레이어들이 놓치기 쉬운, 집중하기 어려운 딱 하나의 요소를 집요하게 파고든 것이다. 바로 가격.
이를 위해 나온 설계가 입점 수수료 최저, 한 품목당 하나의 상점, 상품 직거래, 유저 바이럴 등이다. 특히 유저 바이럴 측면에서 양파를 100원에 팔아보면서 가설이 워킹한다는걸 깨달았고, 이걸 더 강하게 파고들어서 감귤 99명 팀 구매, 테팔 추첨 팀 구매로 진화시켜, 나가는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고객을 미친듯이 늘리는 ‘낮은 CAC’를 달성한다.
근데 이 플레이가 새로운 플레이가 절대 아니다. 중국에서 핀둬둬가 이미 증명한 플레이었고(현재 중국에서 핀둬둬는 알리바바의 유저 수를 뛰어넘었다), 이걸 한국에서 어떻게 실현할지 고민하다가 답을 찾아낸 것이다. 이 모델은 근본적으로 쿠팡과는 다른 커머스인데, 쿠팡은 물건 ‘검색’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면, 올웨이즈는 소셜을 통해 ‘발견’하게 된다는 측면에서 경험 자체가 다르다.
아마 올웨이즈의 다음의 숙제는 리텐션일 것이다. 당연하게도 데려온 고객을 남겨두지 못한다면 결국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다. 중국에는 위챗 모먼트가 있었기에 바이럴이 끊기지 않았겠지만, 한국에선 네이버카페와 카카오톡이 이 역할을 계속해서 할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지면 의문이 남는다. 그래서 올웨이즈 팀은 소셜라이즈한 무언가를 계속해서 고민해 보는 것 같은데, 만약 이 문제까지 풀어낸다면 여기는 정말로 무서워진다 (반대로 풀지 못하면 무너진다). 근데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느끼셨겠지만, 이 팀은 결국 풀어낼 것 같다. 왜냐고? 여긴 강재윤 대표님을 비롯하여 엄청난 인재 밀도를 가진 팀이고, 지금까지 해내왔으니까.
올웨이즈는 짧은 기간동안 나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스타트업이고, 앞으로도 정말 잘 되어서 역사를 쓰는 모습을 보고 싶다. 화이팅!
그런 올웨이즈가 팀원을 뽑고 있다고 하니 주목해보세요!
https://levitinc.notion.site/levitinc/Levit-8088a80da55b4965ab91d546f01961e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