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블로그를 업로드하네요. 3개월 동안 쿼타북 이라는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일을 했고, 소중한 경험을 기록하고자 인턴 후기를 시리즈로 준비했습니다. 예전부터 블로그에 제 경험이 가득 담긴 글을 올리고 싶은 바램이 있었는데, 드디어 실현하네요! 한명에게라도 영감이 되고 도움이 되면 정말 뿌듯할 것 같습니다. 1편은 쿼타북에 합격하는 과정을 적어보았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할께요 😀

작년 말, 군대에서 병장 계급을 단 나는 다들 그렇듯이 사회에 나가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다만 남들이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 나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일할지’를 고민했다는 게 차이점이다. 보통의 경우라면 학교에 복학하는 게 당연하지만, 나는 하루라도 빨리 회사 생활이란 걸 해보고 싶었다. 이유는 단순한데, 여태까지 너무 글만 써온 것 같아서 아는 건 많은데 실제로 해본 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인풋보다는 아웃풋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년 말에 나는 내가 가고 싶은 회사 리스트를 뽑았다. 우선 스타트업위클리나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맵을 보면서 내가 공감하는 문제를 푸는 스타트업과, 조금이라도 흥미를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을 나열했다 (이때 핀테크&비상장거래 회사들에 관심이 많아서 이쪽 섹터 회사들이 대부분을 자리했다). 그다음 이 기업들을 성장성, 사람(특히 대표), 투자사, 투자 단계, 나의 역할, 갈 수 있는 가능성 등을 적어보고 이들을 고려한 우선순위를 매겨 상위 10개의 스타트업을 선정했다.

그렇게 1등으로 선정된 회사에는 군대 안에 있을 때 대표님께 콜드메일을 보냈지만 어쩌다보니 함께하지 않게 되었고, 그렇게 2등이었던 쿼타북이 남게 되었다. 그러다 전역을 했고, 바로 쿼타북에 연락을 했냐고? 그건 아니다. 아는 형이 매쉬업엔젤스에서 인턴 공고가 나왔다고 추천해줘서 지원해보게 되었는데, 운이 좋게도 서류가 붙더니, 망했다고 생각하던 1차 면접도 통과해버린 것이 아닌가! 그렇게 최종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이때 과제가 하나 주어졌다. 바로 매쉬업엔젤스의 포트폴리사 중 한곳을 골라서 분석 보고서 쓰기. 과제를 보자마자 쿼타북이 떠올랐고, 안 그래도 열심히 찾아보던 쿼타북을 분석하기 시작한다.

그전까지는 쿼타북 관련된 기사와, 해외의 비슷한 서비스를 찾아보는 정도에 그쳤지만, 이번엔 제대로 된 분석이 필요했기 때문에 바로 쿼타북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데모 신청을 남겼다 (간절한 마음에 문의까지 남겼던 기억이 난다). 곧 쿼타북에서 전화가 왔는데 ‘혹시 한양대기술지주에요?’라고 물어봐서 ‘아니요 학생이에요’ 했더니 아 그러면 원래는 데모 시연을 해드리는데, 당신에겐 데모 계정만 전달해 주겠다고 하셔서 알겠다고 하고 데모 계정으로 혼자 서비스를 이리저리 뜯어보고 있었다.

그런데 쿼타북 최동현 대표(앤디)님이 이 로그를 보시고 궁금하셨는지 시간 괜찮으면 직접 데모 시연 해주고 싶다고 메일이 오신 게 아닌가! 온몸이 짜릿해던 그 순간이 아직도 떠오른다. 그렇게 나는 대표님과 한시간 가량 화상 미팅을 가지는 기회를 얻었다. 30분 정도 서비스 소개를 해주시고, 나머지 30분 가량은 QnA 시간을 가졌는데, 쿼타북에 대한 질문답변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커리어 조언도 구했는데 진심을 담아서 조언해 주셨다. 이 대화를 나누던 순간이 너무 좋아서 ‘꼭 쿼타북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심지어 미팅 도중에 ‘대표님 혹시 자리 없나요?’라고 물어보기도 했었다…그때 자리 없다고 하셔서 마음이 많이 아팠었어요 ㅜㅜ ㅋㅋㅋ).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지금까지 대표님이 직접 데모시연한 케이스는 내가 유일하다고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대표님이 이렇게나 바쁜데 나를 위해 일요일 저녁을 내어주셨다니, 너무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아쉽게도 매쉬업엔젤스는 마지막에서 떨어지게 되었지만 나에게는 ‘쿼타북 분석 보고서’와 ‘대표님과의 미팅 경험’이 남게 되었다. 그런데 대표님의 ‘자리가 없다’라는 말에 ‘어떻게 해야 하지? 3등부터 연락해봐야하나?’ 고민하던 시기에, 갑자기 친구가 ‘야 니 자리 나왔어!’라고 뭔가를 보내주는 게 아닌가. 바로 쿼타북 인턴 공고였다. 게다가 ‘지금 쿼타북 공동창업자님이 클럽하우스에서 쿼타북 인턴 설명하고 계서’라고 말해줘서 바로 클럽하우스에 들어갔고, 나는 손 들어서 ‘나 쿼타북 들어갈꺼에요’라고 어필하고 나왔다.

그때 한창 클럽하우스에서 덴(홍남호 공동창업자)이 인기가 많아서 쿼타북 인턴의 인기가 높아지는 게 느껴졌고, 혹시 떨어지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다행이도 서류를 통과했고, 면접 기회까지 얻게 되었다. 면접날 대표님이랑 마주쳤더니 ‘이렇게 빨리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라고 웃으셨고, 덴은 ‘요즘은 이런 인턴 지원자도 있다고 주위에 자랑하고 다녔다’고 말해서 속으로 아주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다른 면접들보다 긴장도 덜 되고, 여유있게 대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면접은 두개의 방으로 나누어 각각 30분씩, 총 한시간동안 진행되었는데, 첫 번째 방에서는 주로 ‘나란 사람’에 대해서 물어보았다면 두 번째 방에서는 ‘내가 어떤 직무를 하면 잘할 수 있을지 찾아보는’ 면접을 가졌던 것 같다.

*면접이 끝나면 바로 복기해서 기록해두면 다음 면접을 준비할때 큰 도움이 됩니다. 이날 쿼타북 면접도 질문과 답변을 다 기록했답니다 😀

여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해 보며 떨어질꺼라곤 생각하지 않았는데, 결과 발표가 생각보다 늦어져서 ‘설마 떨어진건가’싶기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해지는 나를 보며 내가 쿼타북에 얼마나 가고 싶은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면접 다음날 아침 쿼타북 합격 메일을 받았다! 이렇게 나의 첫 인턴 합격기 끄-읕

내가 첫 인턴에 합격하며 느낀 점은 1) 꾸준히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고 팔로우업을 해놓고 2) 콜드메일 보내기 등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에게 기회가 닿고 3) 미리 리스팅을 한 다음 해당 기업에 대한 보고서나 서비스 개선점 등을 써보는 등 전략적으로 행동하고 4) 결국 ‘쟤는 뭐하는 녀석일까’라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적어도 인턴을 구할 때는 이 전략들이 먹힌다고 생각한다.

쿼타북은 정말 운이 좋게도 공고가 먼저 뜨면서 기회가 주어진 경우지만, 만약에 공고가 안 나왔어도 나는 어떻게 해서든 쿼타북에 연락을 해서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솔직히 나도 학교에 올라오는 인턴 지원하면 비교적 쉽게 인턴 자리를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진짜로 내가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고, 그렇게 행동한 결과 누구보다 값진 인턴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저는 쿼타북에 들어가서 어떤 일을 했을까요? 2편에서 이어집니다~ (2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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