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핀테크 산업 리서치 결과물입니다. 주로 미국 케이스를 다뤘고, 기업 사례, 비즈니스모델 등을 다루었습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PT는 해당 구글 드라이브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
해외에 많고 좋은 핀테크 기업들이 많아서 어떻게 자료를 찾아 나갈지 고민하다가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핀테크 스타트업들을 위주로 리서치 해야겠다고 결정했다. 이유는 벤처 자본이 많이 들어간 만큼 미래를 확실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며, 이들이 추후 상장하게 되면 투자 기회를 노릴 수도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위의 이미지를 찾았다. CNBC가 방송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핀테크 스타트업 순위인데 이중에서도 스트라이프, 로빈후드, 차임은 CNBC뿐만 아니라 어느 랭킹에서나 상위에 올라와 있는 핀테크 스타트업이었고, 특히 스트라이프는 항상 1등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기업들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이들의 카테고리인 결제, 투자, 디지털은행 산업을 리서치했다. 참고로 코인베이스와 크립토 산업은 이번엔 패스했다.
1. 페이먼트
스트라이프(Stripe)는 대표적인 인터넷 베이스 페이먼트 스타트업이다. 스트라이프는 총 $1.7b의 투자를 받았으며, 마지막 라운드 기업가치는 $36b, 최근엔 기업가치가 $115b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잘나가는 스타트업이다. Paul Graham이 Next Facebook이고 $1T를 달성할 유력한 기업이라고 평가할 정도이니 말 다했다.
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스트라이프가 이렇게 잘나가는 걸까? 페이팔이 이전부터 인터넷에서의 결제를 제공했지만, 스트라이프가 페이팔과 다른 점은 제품의 포커스를 개발자에 두었다는 점이다. 스트라이프는 API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개발자 입장에서 스트라이프에 가입하고 코드를 복사해서 붙여넣기만 하면 바로 결제 창을 구현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페이팔은 훨씬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결제 창 구현이 가능하다. 이전에는 재무 담당자들이 경제적 이득에 따라 페이먼트 제공자를 선택했다면, 스트라이프의 등장 이후로는 개발자들이 이용하기 편리한 페이먼트 제공자를 선택하게 되었다.
스트라이프는 페이먼트의 성공을 바탕으로 모든 금융 서비스로 확장하는 단계에 있다. 대표적으로 기업 카드 발급, 캐피탈(쇼피파이가 스트라이프와의 협력으로 캐피탈 제공한다), Banking as a Service, 기업 재무관리 SaaS, 심지어 최근에는 탄소 제거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한 자체 VC를 만들어서 핀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스트라이프의 BM은 결제 건당 2.9%+30센트의 수수료를 받는 것인데, 2020년 거래액 추정치가 $300~375b이니 매출액을 계산해보면 대략 $8.7~10.8b 정도가 나온다 (실제로 스트라이프의 CEO 패트릭 콜린슨이 매출 $10b 넘겼다고 트윗한 사실이 있다). 현재 페이팔이 매출의 15배, 스퀘어는 17배로 시장에서 평가받는 것으로 보았을 때(2월 20일 기준), 스트라이프도 상장한다면 $150b 이상으로 거래되지 않을까 추측한다.
참고로 스트라이프의 경쟁사인 페이팔의 거래액은 20년 기준 $936b이며 스트라이프와 3배 정도 차이가 난다. 유럽의 아디옌(Adyen)이 $368b로 비슷하고, 스퀘어는 $112.2b 거래량을 기록했다.
스트라이프는 ‘To increase the GDP of the internet’을 미션으로 삼고 있고, 아직 이커머스는 글로벌 커머스 시장의 3%만을($4T)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글로벌 이커머스의 절반 이상을 아마존+알리바바가 차지하는데, 쇼피파이를 필두로 한 D2C가 대세가 될수록 스트라이프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2. 디지털 은행
기존 은행의 역할을 언번들링하는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겨났는데, 그중에서도 미국에서 유저 수&벨류에이션으로 1등을 하고 있는 차임(Chime)을 알아보았다. 차임의 고객은 천만 명을 넘겼으며, 토탈 $1.5b를 투자 받으며 15조 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미국인들이 연간 평균 $329를 은행 수수료로 지불하는데 비해, 차임은 은행 이용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차임은 어떻게 돈을 벌까? 찾아보니 차임-비자카드를 발급받아 이걸로 결제할 때마다 일부 수수료를 비자와 나눠가지는 형태로 돈을 번다. 2020년 거래량 추정치가 $45b(YoY 50%), 매출이 $600m(전년대비 3배 상승)이라고 나와있어서 계산해보니 약 1.3%의 수수료를 가져가는 것 같다(참고로 비자가 일반적으로 1.5~2.5%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Two Cents 뉴스레터에 따르면 차임은 out-of-network ATM 사용 건당 $2.5의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여, ATM 수수료 매출이 전체 매출의 20% 이상이 된다고 합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차임은 직접 은행을 영업하는 게 아닌, 다른 은행의 도움을 받아 서비스를 운영 중에 있다는 것이다(Stride Bank와 Bancorp Bank 이용). 반면 미국의 Varo(200만 유저로 미국 디지털 은행 중 3위)는 최초로 은행 라이선스를 받아 직접 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Revoult(영국), N26(독일)의 경우엔 구독 BM을 가지고 있는 디지털 은행으로, 프리미엄에 가입하면 이자 상승, 출금 한도 상향, 디자인 좋은 카드 발급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세콰이어 출신이 창업한 브라질의 Nu Bank의 경우엔 세계 최대의 디지털 은행으로(유저 수 3400만 이상), 은행을 이용하지 않던 사람들을 모바일을 통해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서(신규 고객에게 $10한도의 신용카드 발급해 주고, 시간이 지날수록 한도를 늘려나간다) 브라질의 대표적인 은행으로 자리 잡았다(마치 중국의 알리페이와 비슷하다). Nu Bank는 세콰이어,텐센트,GIC 등으로부터 $1.2b 투자 받으며 $25b의 벨류에이션을 인정받았다.
Banking as a Service
디지털 은행들과 핀테크가 급격하게 발전하게 된 이유로는 Banking as a Service(BaaS)의 발전 때문인 것 같다. 특히 API 형태로 금융 서비스들이 제공되면서 빠르게 발전 중이다. 대표적인 BaaS 기업으로는 Plaid, Marqeta, Galileo, Synapse, Finix 등이 있다.
그리고 앞으로는 BaaS를 이용해서 핀테크 기업을 넘어 모든 기업이 핀테크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Embedded Finance). 특히 지속적으로 구독 수입이 들어오는 SaaS 기업들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표적으로 SaaS 구독 수입으로 대출해 주는 Pipe가 있다).
대표적인 BaaS 기업 중에서도 플레이드(Plaid)와 마르케타(Marqeta)를 조사했다. 먼저 플레이드는 핀테크 기업들이 은행에 일일이 연결하지 않고도 플레이드 API 이용하면 고객과 은행을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미국 핀테크 앱의 80%가 플레이드를 이용 중이고, 2억 개가 넘는 계좌가 필레이드랑 연동되어 있다고 한다. 플레이드는 작년에 비자가 $5.3b에 인수했으나, 법무부가 반독점 소송을 걸면서 올해 인수를 포기했고, 이후 세 배가 넘는 벨류에이션으로 투자를 받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마르케타는 회사들이 손쉽게 실물&가상 카드를 발행할 수 있도록 API를 제공하는 업체로, 현재까지 1억 4천만 장이 넘는 카드를 발급했으며, 결제시마다 1%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 BM이다. 마르퀘타의 특징은 카드 승인 조건을 회사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도어대시 운영자가 주문이 들어온 식당에서만 결제할 수 있도록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마르퀘타를 이용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카드의 이용이 가능해진다.
Digital Wallet
디지털 은행, 그리고 핀테크 기업들의 최종적인 종착점은 디지털 지갑으로 보이고, 결국 중국의 앤트그룹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앤트그룹의 예상 상장 밸류는 $360b이었다). 아크는 2025년에 2억 3천만 명의 미국인들이 디지털 지갑을 이용하고, 고객당 $19,900의 가치를 만든다면 총 $4.6T의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지갑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서비스 대비 CAC가 낮다는 점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디지털 지갑 서비스인 페이팔의 벤모와 스퀘어의 캐시앱을 비교해보았다. 중요한 건 둘 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주요 상업은행 고객당 기업가치가 $3650인데 비해, 벤모와 캐시앱의 고객당 기업가치는 아직 $200이 되지 않는 수준이고, 그런데도 벤모와 캐시앱 모두 JP 모건의 계좌 수를 능가할 정도니 가치가 아직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다만 이번 스퀘어 실적 발표를 보니 캐시앱이 비트코인을 제외하면 생각보다 빠르게 성장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디지털 지갑 후보로 소파이도 있어서 찾아보았다. 소파이는 스탠포드 졸업생이 재학생에게 낮은 금리의 대출을 제공하는 걸로 시작해서, 현재는 다양한 대출을 제공하고 있고 자체 신용 평가 모델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또한 소파이는 은행, 투자, 보험, 카드 서비스 등도 제공하며 ‘금융 올인원 앱’을 추구하고 있다(마치 한국의 토스 포지션이랑 비슷). 앞서 언급한 BaaS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Galileo를 작년에 $1.2b에 인수하기도 했다. 소파이는 차마스의 SPAC인 ‘IPOE’와 합병을 발표한 상태이니 관심 있으면 찾아보자
3. 투자
코로나를 기점으로 리테일 투자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로빈후드가 매우 빠르게 성장했다. 게다가 (악재일 줄 알았던) 게임스탑 사태로 또다시 유저가 급격하게 증가하게 된다(작년 로빈후드 유저 수 1300만, 그런데 이번에 3백만 신규 다운로드 발생). 그 결과 최근에 $3.4b를 convertible debt 형태로 투자 받았고, 장외거래에서 무려 $50b의 가치로 거래가 되기도 했다.
로빈후드로 대표되는 리테일 투자자들이 지금의 장세가 끝나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아마 계속해서 투자에 참여하지 않을까 싶고 이들을 위한 새로운 투자 서비스가 앞으로의 핀테크 산업을 이끌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국의 소셜 커머스 Pinduoduo가 기존의 알리바바를 위협한 것처럼, 투자에서도 소셜을 이용한 서비스가 탄생해서 기존의 서비스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한다.
4. 결론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흐름은 상위 핀테크 기업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고, 그 결과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1년 만에 최소 2배, 많으면 10배 이상 치솟게 되었다. 이는 그만큼 이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이야기와 같고, 기존 금융 사업자들의 지위가 핀테크 기업에 의해서 갈수록 흔들리고 있다는 이야기와 같다. 결국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 VC들의 핀테크 투자
VC들의 핀테크 투자는 2019년에 피크를 찍은 것으로 보이며(18년엔 1/3 이상이 앤트파이낸셜 투자 금액), 갈수록 시드 투자는 줄어들고 대형 핀테크 기업에 주로 투자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또한 지역으로 보았을 때 아프리카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핀테크에 주로 투자한 VC는 세콰이어, 500, Ribbit, Accel, GFC 등이 있었으며
이 중에서도 총 $1.3b의 펀드 규모를 자랑하는 Ribbit Capital은 오로지 핀테크에만 투자하는 VC였다. 이번에 상장하는 코인베이스 지분도 7% 가까이 된다고($100b라고 따져도 $7b다).
리빗 캐피탈 참고 – https://www.ft.com/content/804ab072-445a-499e-abe5-12cb73e8e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