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글에서 밝혔듯이, 최근에 내가 가장 열심히 듣는 과목은 조직행동이다. 이번주에는 태도(Atitude)에 관해 배웠다. 처음에 ‘태도’라는 주제를 보자마자 질문이 하나 떠올랐다. ‘어떻게하면 사람들이 비전에 따라 행동하는 태도를  만들 수 있을까?’.

나는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 세가지가 비전제시, 조직문화구축, 인재영입이라고 생각하고, 그중에서도 비전제시가 압도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올바른 비전을 제시한다 한들 구성원들이 따라오지 않으면 소용없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하면 구성원들이 비전에 맞추어 행동할까를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었고 태도에 관한 주제를 보자마자 ‘답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싶었던 것이다.

아주 열심히 수업을 들었지만 아쉽게도 수업 끝나기 15분전까지 힌트를 얻을 수 없었는데, 교수님이 이게 마지막 내용이라며 갑자기 손을 비비시더니 이런 말을 하시는 거다. “지금부터 제가 말하는건 제 모든 수업내용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니까, 다른건 다 잊어버려도 이건 꼭 알아두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이때부터 교수님이 강의하신 내용은 내가 처음에 던진 질문에 완벽한 해답을 내려주었다.  (수업들으면서 소름이 끼쳤을 정도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Lewin’s Three Stages

지금부터 설명하는 내용은 Lewin (한국에서는 레빈이라고 읽는 것 같다. 이하 레빈)이 제시한 변화에 관한 이론이다. 레빈은 변화가 다음과 같은 3단계를 거치며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1. Unfreezing

어느날 팀장님이 ‘아 이것만 좀 바꾸면 우리 팀이 훨씬 나아질텐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팀원들에게 ‘우리 이거 한 번 바꿔보는거 어때요?’라고 물어봤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그걸 왜 바꿔요‘ ‘저 인간 또 시작이네’같은 짜증 섞인 반응이다.

왜 이런 반응이 나타나느냐,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높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지금과는 다르게) 인간은 긴 시간동안 동물과 경쟁해서 살아남아야만 하는 존재였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확실성을 최대한 없에야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황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레빈은 이것을 장이론(field theory)로 설명한다.

장(field)이 하나가 있고, 가운데에 얼음벽이 하나 있는데, 이 얼음벽을 양쪽에서 같은 힘으로 밀고 있기 때문에 현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고 레빈은 설명한다. 그렇다면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내는가!

먼저 양쪽에서 밀고 있는 힘을 파악한다. 내가 변화를 원하는 방향이 왼쪽이라면,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1번 힘과, 저항의 역할을 하고 있는 2번 힘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반대로 밀고 있는 저항의 힘을 제거해주는 것이다. 이것이 Unfreezing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제거하는 방법은 인원 감축 등의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으로 쓰이는 방법은 ‘위기감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건희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고 외치며 휴대전화 불량품을 전부 불에 태운 것 처럼. 

두 단계를 거친다면 얼음 벽이 녹고 있을 것이다.

 

2. Changing

얼음 벽이 녹고 있다면, 이때를 기회로 삼아 실제로 변화를 일으켜야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비전(vision)’이다. 위기감이 조성되어있는 상황에서 비전을 제시해준다면 그 방향에 동참하는 이들이 많아질 것은 자명하다.  스티브잡스가 이것을 완벽하게 보여줬는데, 그는 (쫒겨났다가) 위기에 빠진 애플에 돌아와서 ‘Think Different‘라는 비전을 제시했고, 구성원들이 비전에 동참하여 결국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만들어낸다. (respect)

 

3. Refreezing

팀원들은 이제 비전에 따라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팀원중 한명이 옛날에 하던대로 해본다. 그랬더니 아직도 잘 동작하네? 이렇게 한 두명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다보면 변화는 실패하고 만다.  이는 변화가 단기적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발생한다. 변화란 비교적 장기적인 시간을 두고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작은 성공사례들을 꾸준히 만들어야 한다. 작게 한 번 성공시킨다음 얼음벽을 굳히고, 또 다시 성공시켜 옆으로 옮기고. 작은 성과를 하나 둘 씩 만들다보면 장기적으로 보았을때 변화를 만들어내게 되는 것이다.

 

결론

자 이렇게 Unfreezing, Changing, Refreezing 3단계를 거쳐 변화를 만들어내었다. 다시 내가 처음에 던진 질문으로 돌아와보자. “어떻게하면 사람들을 비전에 따라 행동할 수 있게 만들까?’. 균형잡힌 얼음벽을 위기감 조성 등으로 녹힌다음, 비전을 제시해서 변화의 방향을 제시한다음, 작은 성과들을 꾸준히 내어 굳혔다 녹혔다를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변화되어있을 것이다.

교수님은 마지막으로 이 말을 덧붙이셨다. “이론을 설명했지만, 이를 실제로 구현하기란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정쩡한’변화로 남게 됩니다. 꼭 숙지하셔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만 보면 쉬워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계 하나하나가 엄청 어려운 것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어려우니까 가치가 있는법.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언젠간 도태되어 없어지고 말 것이다. 그러니 이 글에서 설명한 3단계를 숙지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