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흔들리고 있다.  8천 7백만명 이상의 개인정보데이터가 본인의 동의없이 외부업체(캠브리지 애널리티카)에 넘어갔고 그것이 트럼프 선거운동에 사용되었다고 폭로되었기 때문이다. ( 자세한 내용은 이 글과 이 글을 읽어보세요).  페이스북의 주가는 2주동안 16%가까이 하락했다 (시가총액으로 110조). #deletefacebook해시태그 운동까지 벌어지면서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페이지를 페이스북에서 삭제하기까지 하는 등 사태는 점점 커지고 있다.  나는 이번 사태를 빌려 그동안 페이스북에 대해 생각해왔던 것을 풀어보고자 한다.

페이스북의 한달주가  (출처 : CNBC)

 

1.페이스북의 본질

“We built Facebook to help people stay connected and bring us closer together with the people that matter to us” 저커버그가 말하는 페이스북의 본질이다. 페이스북은 ‘보다 개방된 세상을, 보다 연결된 세상을 만드는 길’을 본질로 두는 기업이다. (페이스북의 본질에 관한 이 글을 읽어보길 강력 추천합니다)

페이스북이 왜 탄생하였는지를 보면 본질이 이해가 된다.  저커버그 재학시절 하버드는 학생들의 정보와 사진을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불만을 느낀 저커버그는 어느날 밤 하버드의 전산시스템을 해킹해서 학생들 정보를 빼오고, 그 정보로 학생들의 사진을 두 개 올려, 어느쪽이 더 마음에 드는지 고르는 Facemash(페이스매쉬)라는 사이트를 만든다.  이 사이트는 4시간만에 400명이 넘게 접속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몰고오고, 이것이 발전해서 우리가 사용하는 페이스북이 된다.

중요한건 저커버그는 하버드의 정보 비공개 정책을 부수고 싶어했다는 점이다.  즉, 페이스북은 개인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해서 인터넷에서 서로를 연결하는 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달려왔던 기업이다. 자신들의 프로필정보와 일상을 공유함으로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더욱 돈득하게 해주는 사이트.  그리고 목표가 더 커져 Bringing the world closer together, 세상을 연결시키는 것이 페이스북의 존재 이유이자 본질이다.

그런데 ‘현재 페이스북이 해당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라고 질문을 해본다면? 내 주위 사람들은 눈치보인다, 귀찮다 등의 이유로 더 이상 페북에 많은 일상을 올리지 않는다.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이유는 일상을 본다기보단  시간을 때우기 위한 용도가 압도적이다. 어느순간부터 페이스북은 기업들의 마케팅 장소로 변질되었고 단지 관심을 끌는 컨텐츠만 올라오는 사이트가 되어버렸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지 못하게 된, 본질에서 벗어나 버린 것이다.

게다가 세상을 연결하기 보단 분열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페이스북의 가짜 계정들은 정치적인 불열을 심화시킨다.  요번에는 심지어 데이터가 대통령 선거에 직접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는가? 이처럼 페이스북은 자신들의 본질을 점차 잃어가는 것 처럼 보인다.

 

2. 페이스북의 위협

사실 페이스북은 외형적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아래는 페이스북의 월간 사용자수인데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매출도 계속해서 성장 중이다 (아래그래프 참조).  16년에 비해17년에는 67퍼나 오르는 모습도 보인다.  겉으로 보기엔 너무 잘나가는 기업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의 해석도 가능하다.  통계에 따르면 사용자수 증가에 비해 매출이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페이스북의 질적인 부분이 하락하고 있다는 시그널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 만큼 사용자에게 광고가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페이스북 본질 상실

나에게는 앞의 두 통계치가 본질 상실을 나타내주는 통계치로 보인다 .  실제로 사람들은 일상공유에 페이스북 대신 인스타그램을 선택하고 있다. (물론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의 소유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동시 성장을 원하지, 페이스북의 하락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본질에서 벗어날 수록 페이스북은 일상 공유라는 것에서 벗어나, 시간때우기용 플랫폼, 광고업자들의 세상이 되어갈 확률이 커질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페이스북은 알고리즘을 수정하여 광고연결을 줄이고 사람연결을 늘린다고 했지만 (이 글 참조), 아직까지 큰 성과는 없어 보인다.

 

# 페이스북의 경쟁자

페이스북의 이용자 증가률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특히 젊은 층에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프 출처: ‘꿈꾸는 섬’ 블로그)

▽ 11세이하의 페이스북 이용자 증가율 추이,
Data by eMarketer Graph by recode

11세이하의 페이스북 이용자 증가 추이 Data by eMarketer Graph by recode

▽ 12세~17세의 페이스북 이용자 증가율 추이,
Data by eMarketer Graph by recode

12세~17세 페이스북 이용자 증가 추이 Data by eMarketer Graph by recode

▽ 18세~24세의 페이스북 이용자 증가율 추이,
Data by eMarketer Graph by recode

18세~24세 페이스북 이용자 증가 추이 Data by eMarketer Graph by recode

 

이 시용자들은 대부분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유튜브의 상승세가 무섭다.

출처: 머니투데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한가? 유튜브는 무서운 속도로 사람들의 시간을 잠식하고 있다. 페이스북 대신 유튜브로 옮겨가는 중이다.

 

# 완전 새로운 세상이 열릴 기미

페이스북 이야기하다 갑자기 뜬금없어 보일 수 있는데,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이 페이스북을 대체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이미 스팀잇이 가능성을 보여줬다.  자신이 오늘 먹은 것을 올리면(예시) 사람들이 보상을 해주는 시스템은  사람들을 끌어오는데 성공했다. 스팀잇은 일상 공유가 목적이 아니라고 반론할 수 있는데, TTC같이 블록체인기반 소셜네트워크 프로젝트 또한 진행되고 있다. 세상이 탈중앙화라는 가치에 더 많이 공감할수록, 페이스북의 자리는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페이스북 또한 탈중앙화라는 가치에 공감하고 탈바꿈 할 수도 있고, 세상이 탈중앙화에 공감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3. 페이스북의 미래

페이스북이 2016년 4월에 발표한 10년 로드맵이다. 3년 동안은 기존의 페이스북 생태계를 견고히 하고, 그 다음 5년은 비디오, 검색, 그룹, 메신저, 왓츠앱, 인스타그램을 견고히해서 플랫폼을 강화한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10년 장기계획은 연결성, 인공지능, VR/AR에 집중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 모두를 아우르는 키워드는 ‘연결성’으로 잡았다.

이를 보며 다행인점은 페이스북의 비전은 본질과 동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신들이 무엇을 지향하는 조직인지 분명히 알고 있으며, 기존의 잘해오던 것을 본질에 맞게 견고히하고, 새로운 기술들을 접목시켜 더욱 본질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한다.

분명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유튜브라는 초강력 상대가 나타났고, 탈중앙화라는 거대한 철학적 화두까지 떠오르는 급변의 세상이다. 과연 페이스북이 이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들이 비전을 계속해나갈 수 있을까? 같이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