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마트에 가면 ‘노브랜드’와 ‘피코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노브랜드는 판타스틱한 가격을 보여주어서 많은 눈길이 간다. 그런 와중에 최근 스타필드 고양을 갔다왔는데 노브랜드 매장 옆에 이런 인상깊은 문구가 달려있는 것이었다 (아래 사진). 이걸보고 노브랜드에 관해 조사를 안해볼수가 없었고, 조사한 것을 가지고 글을 써본다.

 

1.  계기 

# 대형마트의 문제

전 세계적으로 유통은 오프라인 유통(백화점, 마트)에서 온라인 유통(아마존,알리바바,쿠팡) 으로 옮겨가고 있다.  월마트가 년매출이 3~5%가 증가하는 반면, 아마존은 년매출이 20~30%씩 증가하는 중이다. 한국 또한 쿠팡,티몬같은 소셜커머스와 G마켓,11번가 등에서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아졌다. 그나마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도 편의점이 많은 비중을 뺐어갔다. 또한 마트는 정부의 집중적인 규제를 받는다. 출점을 제한시키고 주말에는 의무로 쉬어야 한다. 이런 불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3대 대형마트의 매출 증가율과 영업이익은 계속 줄어드는 중이었다.

이런 상황을 타파하고 사람들을 다시 끌어오기 위해 이마트는 직원 아이디어 공모전인 ‘52주 발명 프로젝트’ 켐페인을 펼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탄생한 것중 하나가 바로 ‘노브랜드’다.

 

2. 목표

이마트는 사람들이 대형마트를 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고, ‘다른 곳과 같은 제품을 파는데 싸고 쇼핑하기 편하기 때문에’ 마트를 온다고 결론지었다. 그리고선 질문을 하나 내놓는다. “어느정도의 품질을 충족하는 제품을 더 싸게 팔지 못할까?” 이마트는 당연한 대답을 내놓는다.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팔아보자!”

너무 당연한 대답이지만 가장 본질적인 대답이기도 했다. 이를 위해선 두 가지를 충족되면 되었다. 첫번째,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보장한다. 두번째, 일반 제품보다 합리적인 가격이어야 한다. 과연 이마트는 어떻게 이것을 이루어 냈을까?

 

3. 어떻게

이마트는 유통과정을 고치지 말고 PB상품을 만들어서 제조과정을 고쳐보자고 결심한다.  PB상품은 기존에도 많은 기업들이 내놓은 전략인데, 이마트는 어떻게 다른 PB와 차별화를 한 것일까?

1)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

# 본질적인 제품

이마트는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제품의 본질적인 부분을 갖추고 나머지는 비운 제품’이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쓸데없는 부분을 줄임으로서 품질을 만족시킴과 동시에 가격까지 낮출 수 있었다.

위는 노브랜드의 초기 아홉개 제품 중 하나인 ‘초콜릿’이다.  밀크초콜릿, 다크초콜릿 단 두가지 종류만 출시했다. 크런키, 아몬드초콜릿같은  잡다한 종류를 만들지 않고, 본질적인 초콜릿에 다가간 것이다. 두 가지 종류로 생산공정을 간소화 시키니 많은 비용을 줄일 수 있었고 그만큼 품질을 높일 수 있었다. 보통 초콜릿은 원유절감을 위해 팜유를 사용하는데 비해, 노브랜드는 팜유대신 코코아버터를 사용하였다.  결국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상당한 맛을 자랑하는 초콜릿이 탄생하였고 이는 SNS에서 큰 인기를 끄는 결과를 낳았다.

이건 9제품중 또다른 제품인 물티슈다. 노브랜드는 물티슈의 본질을 ‘닦는 것’이라고 내린다. 마트에서 파는 대부분의 물티슈는 플라스틱 뚜껑이 달려있지만, 노브랜드제품은 달려있지 않다. 무언가를 닦는데 플라스틱뚜껑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닦기’와 관련없는  아이들이나 피부를 위한 여러가지 좋은 성분들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빼버렸다. ‘닦는’데 모자람이 없음에도 가격은 엄청 싼 물티슈가 출시되자 소비자는 판매량으로 화답해 주었다. (이마트 모든 제품 중 판매율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리고 제품들의 포장에 HOW THIS PRICE?라는 문구를 집어넣어 어떠한 성분과 특징을 빼서 가격을 줄였는지 쓰고 간단한 특징들을 기록해놓았었다 (지금은 이 부분을 해시태그로 바꾸어서 남아있지 않다). 무엇이 빠졌는지 정확히 밝힘으로서, 미래에 발생할 불만을 미리 방지하고 오히려 품질에 대한 신뢰를 심어줄 수 있었다.

 

 2) 더 저렴한 가격

# 본질적인 제품

위에서 계속 말했듯이, 노브랜드는 제품의 ‘본질’에 다가갔다. 필요한 것만 놔두고 나머지 것은 제거해서 생산공정을 간소화하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일정수준 이상의 품질을 갖추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상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 특별한 브랜드명을 창조하지 않았다

새로운 PB브랜드 이름은 ‘노브랜드’. 말그대로 브랜드가 없다는 것이다. 브랜드말고 ‘제품’ 그 자체로 승부을 보겠다는 의지가 담겼있다.  ‘노브랜드’라는 브랜드명을 사용해서 새로운 PB브랜드의 이름을 알릴 마케팅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별다른 홍보 없이도 소비자의 머릿속에 각인이 되기 때문이다.

# 포장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노브랜드’제품의 포장은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가 대부분이다. 굳이 포장을 디자인하는데 비용을 들이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노란색바탕은 이미 소비자에게 어느정도 인정받고 있던 이마트의 브랜드를 연상시켜 더욱 호감으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참고로 위의 사진은 ‘월간 디자인’에 실린 사진이다)

# PB상품의 인식 전환

원래 소비자들에게는 ‘PB상품 = 싸구려 제품’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래서 카트에 담기 불편해하는 소비자들이 상당수 존재했었다. 그래서 이마트는 노브랜드 제품의 소비자를 ‘스마트컨슈머’라고 포지셔닝했다. 이는 노브랜드 제품을 사는 사람은 합리적 소비자라는 인식을 불러 넣음으로서 PB상품 구매의 이미지 전환을 이끌어내었다.

 

4. 결과

노브랜드는 2015년 4월에 처음 나온 이후로, 계속해서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처음 9종으로 시작한 제품 수는 현재 1000개를 넘어간다.  노브랜드는 그 자체로 브랜딩 되어서 대부분의 소비자가 아는 브랜드가 되었다. 2016년 8월에 노브랜드 전문 매장 1호점이 용인시에 문을 열었고 2017년 10월 기준 50개가 넘는 노브랜드 전문 매장이 생겼다. 노브랜드는 정말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는 중이다. (사진 출처: 한국경제신문)

5. 마무리

사실 노브랜드가 캐나다의 노네임을 표절했다는 소리가 많다. 실제로 찾아보면 거의 비슷하다. 그리고 일본의 무인양품과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난 실행했고 성공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을 제공한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앞으로의 노브랜드가 어떤 모습이 될지 지켜보자. 

(이 글은 이곳에서 많은 정보를 얻고 작성하였습니다. DBR저자님들 좋은 글 감사합니다!!!)